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20653269실거주 한 채를 매수하는 행위는 흔히 투자라 불리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시장 참여의 입장권에 가깝다. 다주택자가 주변부 자산을 처분하고 핵심 입지로 이동하는 것은 투자적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무주택자가 첫 집을 마련하는 것은 삶의 터전을 확보하는 기본 행위일 뿐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조심하라는 조언이 쏟아진다. 거시지표와 정책 변수를 나열하며 무주택자에게 관망을 권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 충고다. 실거주 주택은 소비재이자 필수재다. 밥값이 올랐다고 식사를 미룰 수 없듯 거주 공간도 단순히 시장 타이밍의 문제로 치환될 수 없다. 주택은 두 채부터 투자다. 첫 주택을 억지로 투자라는 틀에 넣는다면 그것은 기껏해야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주택자의 선택은 거시경제의 굴곡보다 자신의 생활 조건에 달려 있다. 모호한 경고와 책임 없는 조언은 무주택자를 더 깊은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시장의 진입을 미루라는 목소리보다는 자기 상황에 맞는 거처를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거주 한 채도 조심하라는 말은 결국 책임 없는 회색지대의 언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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