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28901866가난은 단순히 주머니가 얇은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구조가 작동하는 방식이며 동시에 그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자가 치르는 비용이다. 물가는 정부의 설명처럼 조정되지만 서민에게는 매일 찍히는 영수증의 숫자로 다가온다. 점심값은 만원을 넘어가고 대중교통비도 시나브로 오르며 각종 생활고정비용 역시 인상된다. 세금은 고지서로 오지만 인플레이션은 생활비로 다가온다. 정부는 늘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푼다고한다. 그러나 돈은 찍어낼 수 있어도 가치는 찍어낼 수 없다. 풀린 유동성은 가격을 밀어 올리고 현금만 쥔 사람의 삶을 갉아먹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조용한 도둑질은 권력자에게는 이익이다. 물가가 오르면 국가 채무는 줄고 세수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통째로 털어가며 정부의 빚을 갚는 가장 세련된 절도다. 결국 누가 비용을 내느냐가 문제다. 자산을 가진 자는 오히려 이익을 본다. 집값과 주식은 인플레이션을 방패 삼아 오르기 때문이다. 반면 현금만 쥔 사람은 통장의 숫자가 그대로인데 생활은 점점 쪼그라든다. 금융문맹은 계급의 족쇄이며 무지는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른다. 가난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이고 구조를 모르는 자는 늘 그 안에 갇힌다. 세상은 무지한 자에게 단 한 번도 자비로웠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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