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부동산 세제, 어떤 게임의 결말을 부를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보유세 인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비거주 1주택·똘똘한 한 채 겨냥 세제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자는 교과서적 구호에 가깝다. 그러나 게임이론 관점에서 보면, 이 패키지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전략 공간을 바꾸는 규칙 변경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도가 아니라, 그 규칙 아래에서 각 주체가 어떤 최적 반응을 선택하느냐다. 이번 글은 이재명식 세제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균형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은지 시뮬레이션한다. 1. 이재명 패키지의 구조: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가 최근 발언과 정책 방향을 종합하면, 이재명식 세제는 네 축으로 요약된다. 핵심은 실거주 중심 재편과 투자·투기 수요 억제다. 그러나 제도의 본질은 세금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보유·매도·증여·법인 전환·갈아타기 등 전략의 상대적 유불리를 어떻게 재배치하느냐에 있다. 2. 죄수의 딜레마 1: 다주택자의 5월 게임 다주택자에게는 사실상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전략 A: 5월 9일 이전 매도 전략 B: 이후 보유 구조 유지(세 부담 증가 감수) 그러나 다주택자는 동질적 집단이 아니다.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보유자 세금·금리 부담에 민감 현금 비중이 높은 보유자 세 부담을 비용으로 감당 가능 상속·증여·법인 활용 가능 보유자 매도 외 대안 존재 이 경우 정책은 시장 전체를 흔들기보다, 현금흐름이 취약한 보유자부터 압박하는 선별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기대는 폭넓은 매도 공급 증가 가격 안정이지만, 실제 균형은 자금 구조가 취약한 일부만 정리되고, 자금 여력이 충분한 참여자는 잔존하는 구조로 수렴할 수 있다. 이것은 특정 계층의 승패 문제가 아니라, 규제가 현금흐름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결과다. 3. 죄수의 딜레마 2: 무주택자·1주택자의 관망 전략 두 번째 게임판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다. 무주택자 입장에서 세제 강화 신호는 양면적이다. 가격 조정 가능성 기대 동시에 정책 리스크 확대 2026년 2월 한국은행 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 CSI는 108로 집계됐다. 108은 100을 상회하므로 여전히 상승 전망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다만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상승 기대의 강도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이 상황에서 무주택자의 합리적 선택은 공격적 매수보다 관망일 가능성이 높다. 1주택자 역시 고가·비거주 과세 강화 신호가 커질수록 자산을 축소하기보다 입지 경쟁력이 높은 한 채로 재편하는 전략을 고민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각자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집단 결과는 거래량 위축과 가격 경직성 강화로 나타날 수 있다. 4. 3~5년 반복 게임: 구조적 수렴 경로 이 구조가 3~5년 반복되는 게임이라고 가정해 보자. (1) 단기 1~2년 일부 다주택 매물 증가 무주택자 관망 유지 급매·비급매 간 가격 괴리 확대 임대료 전가 가능성 확대 (2) 중기 2~3년 보유세 강화와 공시가격 현실화가 본격화되면, 레버리지 높은 보유자와 수익성 낮은 자산부터 정리 시장에는 자금 구조가 안정적인 참여자 중심으로 재편 상급지 집중 현상 강화 가능성 고가 1주택까지 겨냥하는 세제는 의도와 달리 상급지 이탈보다 경쟁력 있는 한 채 중심 재편을 자극할 수 있다. (3) 3~5년 세 부담과 정치 주기가 맞물리면 일부 완화·조정 가능성이 발생한다. 이 경우 시장은 단기 압박보다 자금 체력과 구조적 대응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학습을 반복하게 된다. 이 학습이 누적되면, 시장은 점점 현금흐름과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참여자 중심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 5. 구조적 귀결: 진입 장벽 강화 가능성 이 과정이 지속되면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급격한 가격 붕괴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시장 진입에 필요한 자기자본 비중은 높아진다 즉, 가격보다 진입 장벽이 강화되는 구조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규칙이 어떤 참여자를 남게 하느냐의 문제다. 6. 결론: 세율이 아니라 균형의 설계 이재명식 부동산 세제는 정치적으로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나 게임이론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 가격 조정과 별개로 시장 구조를 자금 체력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집값 안정의 본질은 세율 숫자가 아니다. 반복 게임에서 왜곡을 줄이는 룰 설계의 정교함이다. 세금은 처벌이 아니라 신호다. 그 신호가 어떤 균형을 만드는지에 따라 서울 부동산의 구조는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