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증여도, 매도도 못해 이혼할 판 조합원 지위양도 막힌 재건축 소유주 울분 [부동산360] 홍승희 기자 입력2026.03.11. 오전 10:04 기사원문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혀 매도를 할 수도, 증여를 할 수도 없다. 현재로선 1주택이 되려면 남편과 이혼하고 각각 한 채씩 나눠갖는 수 밖에 없다(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아파트 두채를 보유한 40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급매물이 늘고 증여건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혀있어서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물건 외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엔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는 증여도 포함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에선 증여 건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의 집합건물·건물·토지의 증여 신청 건수는 1597건으로 전월(1479건) 대비 7% 증가했다. 하지만 강남구와 송파구, 양천구는 감소세를 보였다. 2월 강남구의 증여 신청 건수는 113건으로 전월(149건) 대비 31% 감소했다. 송파구의 경우 증여 건수가 1월 85건에서 2월 78건으로, 양천구는 같은 기간 88건에서 64건으로 줄었다.
목동 14개 단지 중 8개 단지 퇴로 막혀
다주택 조합원들의 퇴로가 막힌 건 정부가 지난해 서울과 경기 12곳을 무더기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묶어버린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 재건축 사업장은 강남·서초·영등포구 등에 각각 12곳을 포함, 총 16개 자치구에 71곳이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까지 포함할 경우 총 214개 사업장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서울 양천구 목동은 앞서 2년간 5·9·10·11·13·14 등 여섯 개 단지가 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조합설립 인가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사업시행자 고시를 완료했다. 최근에는 12단지가 약 19일만에 조합설립을 인가 받았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 가장 먼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6단지를 포함해 총 14개 단지 중 8개 단지의 조합원들이 예외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매도와 증여를 모두 제한받는 상황이다.
게다가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에서는 5년 내 (분양신청권) 재당첨 제한까지 걸려 있어, 재건축 아파트만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사업 진행이 5년 이내 차로 진행되면 강제 현금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
때문에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있어 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 시점이 얼마 안남은 목동3단지의 경우, 다주택자의 급매물 출회로 값이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신고가 25억5000만원을 기록했던 64㎡(이하 전용면적)의 호가는 24억원 수준으로 1억5000만원 낮아졌다.
전문가 다주택 조합원 예외 적용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다주택자 압박을 통해 의도한 매물 출회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선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를 대상으로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다주택 조합원들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매물이 나오고 주택시장 안정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조항이 매물 잠김 현상을 오히려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5월 9일 전에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의 매물도 팔 수 있도록 대안이 마련된 것처럼 조합설립인가 이후의 재건축 매물도 팔 수 있도록 예외를 적용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의 경우 현금청산을 당해도 지금 가격보단 높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자금력에 따라 곤란에 빠진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며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조합원들에겐 퇴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승희 h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