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값이 다소 진정되었던 것은 다주택에 대한 거친 메세지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공세가 1주택에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다.
어디서 무슨소리를 들었는지 1주택에 대한 보유세 현실화와 장특공의 폐지나 축소를 심각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었다.
그런데 이재명이 실제로 전선을 1주택으로 확대할 듯한 메세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건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역대 좌파정권은 집값 잡는데 별 도움도 안되는 다주택만 밟아 대면서 문제의 핵심이자 본질인 1주택 특혜에 대해선 입도 뻥끗 하지 않았었다. 1주택 유권자 수가 다주택 유권자 수의 열배쯤 되는 표밭 구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1주택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은 지구 최강을 넘어 가히 초현실적인 수준이다. 1주택 과세 정상화를 진짜로 밀어 붙이면 서울 집값은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주택 특혜 폐지가 현실이 되면 잠실 엘리트 국평을 20억 이상에만 팔아도 결국 위너가 될지 모른다. 집값 하락폭에 보유세 부담분과 늘어날 양도세 부담분까지 더하면 실제 이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울의 집값이 뉴욕 집값과 맞먹는건 세제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서울은 기축통화국의 수도도 아니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것도 아니고 국제금융중심지도 아니면서 북한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지정학적 위험까지 있는 지역이다. 이런 서울의 대지지분 10평짜리 국평 아파트가 한강 할아버지를 끼고 있다한들 70~80억을 호가하는 현실은 1주택에 대한 오랜 특혜가 부추긴 광기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뉴욕에는 천억이 넘는 아파트도 있다고? 그런 아파트는 서울의 양산형 아파트와는 다른 형태의 주택이다. 전 세계에 단 한 채 밖에 존재하지 않는 특수한 형태의 초호화 고사치성 주택이다. 그런 아파트를 기준으로 뉴욕의 집값을 평가하는건 대한민국 한남동의 재벌들 사는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서울의 집값을 평가하는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집값 펌핑하는 세력들이 되는대로 지껄이는 소리일 뿐이다. 뉴욕의 일반적인 국평급 아파트는 꽤 괜찮은 지역도 3~40억 정도면 구입가능하다.
현행 대한민국 세제에서 1주택자는 매도가액 기준 12억까지 완전 비과세 혜택을 받고 12억 초과분에 해당하는 차익의 80%에 대해서는 무제한의 공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집값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온 대한민국의 세법 규정이라고는 믿기 힘든 혜택이다. 1주택이라고 해서 가액불문하고 이런 혜택을 주는 나라는 없는 걸로 안다.
표계산에 목이 멘 정치로 인해 1주택이라면 보유세도 있으나 마나 한데다가 집 팔아 번 돈에 초현실적인 세금혜택을 주니 공장팔고 논팔고 상가팔고 영혼까지 팔아서 똘똘한 한채로 돈이 몰린 거다.
1주택에 대한 과세가 정상화되면 5년내에 강남권 -50%, 준강남권 -30%, 기타 서울 -10~-20% 수준의 하락이 가능하다고 본다. (노도강 등은 보합 예상한다) 여기에 늘어난 보유세 지출액과 강화된 양도세까지 감안하고 나면 실제 하락율은 훨씬 더 클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이재명도 기존 좌파정권과 다르지 않았다. 다주택, 임대사업자, 비거주 1주택자 등 소수의 유권자 집단만 표적으로 삼아 마녀사냥식 공격을 할 뿐 문제의 핵심이자 본질인 1주택에 대한 과도한 세금혜택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꺼내지 않았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선 후에 통제불가능한 상승장이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었고 그 예상은 합리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틀전부터 이재명이 1주택까지 전선을 확대한 메세지를 내기 시작한거다.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주거용 1주택을 기본으로, 주거여부·주택수·가격수준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줄것",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지금까지 모든 정권이 못본체 했던 1주택에 대한 특혜에 손댈 가능성을 언급한거다. 얍삽한 이미지로 볼 때 나라가 어디로 가든 오로지 표계산을 할 위인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거다.
지지율이 워낙 견고하고 경기마저 좋은데다 국힘이 알아서 망가져 주기까지 하니 1주택까지 전선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한게 아닌지 싶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재명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1주택에 대한 과세를 주요 선진국 수도 수준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어쨌든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실행에 옮긴다면 문재인 따위와는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는 대단한 업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똘똘한 한채를 움켜쥐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온 은퇴자들이나 영끌족들에게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 왔지 싶다.
참고로 뉴욕에 30억짜리 아파트를 보유하면 매월 400만원 정도의 Property Tax를 내야 한다. (미국은 보유세를 매달 내야함)
Ps., 미국의 경우엔 우리나라처럼 1주택이라고 100억 차익에도 양도세가 한자리 수 밖에 안되는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날 날 수 없다. 양도차익이 2~30억원 정도인 경우 통상 미국의 양도세가 한국의 5배 수준이다. 게다가 매도자는 일반적으로 매도가격의 약 5%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내야한다. 보유세는 완전 별개의 문제다. (1주택 기준으로 얘기한거고 비주택이나 다주택의 경우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훨씬 양도세 부담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