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570523 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570523 확률의 도시, 자산의 계급
서울의 아침 7시 12분. 지하철 2호선 플랫폼에는 늘 같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월급으로 미래를 계산했다. 은행은 그것을 상환 능력이라 불렀고, 사람들은 월급을 기준으로 집·교육·노후를 설계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 이후 도시의 공식은 바뀌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15년 약 5억 2024년 14억 이상이 되었다.
같은 기간 실질 임금 상승률은 연 2% 안팎에 머물렀다.
서울대 경제학자 한숭희는 말했다.
임금 소득이 아니라 자본 소득이 삶의 격차를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플랫폼 끝에 서 있던 김도윤, 34세. 전직 번역 회사 직원.
회사 직원 40명 중 28명이 AI 번역 시스템으로 대체된 뒤 그는 플랫폼 노동자가 되었다.
오늘 앱에 뜬 일거리.
AI 번역 검수 : 4,200원
데이터 라벨링 : 3,100원
기사 교정 : 3,800원
6시간 일하면 약 2만 원.
그때 지하철 광고판이 바뀌었다.
서울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5273만원
같은 도시 안에서 두 개의 경제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었다.
하나는 노동의 경제. 다른 하나는 자산의 경제.
노동의 경제에서는 AI가 점점 인간을 밀어냈다.
국제 연구기관들은 2030년까지 직업의 30~40%가 자동화 영향을 받는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자산의 경제에서는 집이 계속 사람을 골랐다.
도윤의 대학 동기 민수는 2017년에 부모 도움으로 마포 아파트를 샀다.
가격은 6억이었다.
2026년 현재 그 집의 시세는 15억.
민수의 연봉 상승률은 회사 평균과 같은 연 3%였다.
그러나 그의 자산 상승률은 150%였다.
그날 저녁 도윤은 뉴스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부동산 시장은 기대와 확률의 게임입니다. 그는 웃었다.
이 도시는 이제 성실과 반복의 세계가 아니라 확률과 자산의 세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노동 시장에 남고,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은 점점 자산 시장으로 올라갔다.
지하철이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서로 다른 층의 도시로 향했다.
어떤 사람은 회사로 출근했고,
어떤 사람은 집값 상승 그래프를 확인했다.
그리고 도윤은 깨달았다.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AI 기술도, 연봉도 아니라
핵심지 아파트의 가격이라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