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다주택 규제에 지난달 생애 첫 내 집 43%···서울 생애최초 매수 비중 12년 만에 최고 김지혜 기자 입력2026.03.12. 오전 6:00수정2026.03.12. 오전 6:23 기사원문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효진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등 집합건물 가운데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에 이어 올해 양도소득세 중과 확정 등 다주택자 압박이 커지면서 서울 주택 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고 전세난이 심화된 점도 매수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매매 거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1만3474건 가운데 생애 최초 구입자 수는 5906건으로, 전체의 43.8%를 차지했다. 2013년 12월(53.7%) 이후 1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서울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은 연간 기준 2019년 30.3%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이후 상승·하락을 거듭해오다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5%에서 11월 38.4%, 12월 42.2%까지 높아졌고 이후 올해 1월 42.1%, 2월 43.8%로 상승했다.
최근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의 급격한 상승세는 서울 주택 시장이 투자 수요보다는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생애 최초 매수자의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향이 크다. 지난해 6·27대책, 10·15대책 이후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6억원까지 축소된 가운데, 생애 최초 매수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유지돼 LTV가 40%까지 축소된 일반 무주택자나 처분조건부 1주택자에 비해 대출 가능한 금액이 더 많았다.
여기에 지난 1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가 결정되고, 다주택자 대출 제한·보유세 강화 등이 논의되면서 올해 들어 서울 주택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주요 매수 주체가 자연스럽게 무주택자로 이동한 측면이 크다면서 투자 수요 중심의 고가 주택 시장은 거래가 위축된 반면 생애 최초 실수요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에서는 거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2월 서울 생애 최초 매수자 1만2460명이 매수한 지역을 보면 송파구가 8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847명), 동작구(752명), 구로구(727명), 은평구(722명), 노원구(695명) 순이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만 상위권에 포함됐고 주로 강서·구로·은평·노원구 등 15억원 이하 가격대가 많은 실수요 중심 지역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정부의 공급 대책 발표 이후에도 공급 불안 심리가 이어지면서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도 생애 최초 주택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고 월세가 오르면서 매수 결심을 한 무주택자도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수요 중심 거래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 연구원은 다주택자 매물이 계속 출회되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생애 최초 거래가 주로 활발할 것이라면서도 이로 인해 현재는 침체돼 있는 1주택 갈아타기 시장이 자극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