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잠못드는 저녁....... - 보수 아빠 퇴근길 광화문, 안국역은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로 전철에 올라타기도 겁이날 정도다. 일부러 몇 정거장을 걸어 비교적 한산한 을지로3가 역에서 3호선에 올라탄다..... 퇴근 후 집에와서 조용히 묵묵하게 목요일 저녁 재활용 분리수거를 한다.... 마음속으로 내일 탁핸선고 발표가 무사하기를..... 당연히 기각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럼에도 내일 탄핵이 인용된다 해도, 어찌할 도리도 없이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다.... 내 뜨거운 피끓는 열정만으로 세상을 뒤집어 엎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뼈저리게 알고있다... 보수아빠도 철없던 대학 새내기시절 세상의 정의를 부르짖으며 최루탄을 씹어 먹어봤다 남 밑에서 개처럼 일하면서, 피땀흘려 버는 돈의 의미를 배웠다 자본주의가 얼마나 개같이 냉정한지를 두 눈으로 봤다 그래서 종이를 씹어 먹으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저축과 도저히 감당도 안될 것 같은 대출을 끌어서 강남에 40년된 재건축 썩다리를 등기치면서, 내 삶의 마지노선을 만들었다.... 내일 오전 어떤 발표가 나더라도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다... 그저 내일의 대한민국이 평온하기를....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이 그렇게 평안하기를 기도하면서 잠이 들 것이다... - 진보 아빠 새벽부터 반도 남쪽 끝지방에서 진보정당이 후원해준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 한복판에 올라오니 삭신이 노곤하고 온몸이 쑤신다.... 안국역 길바닥에 돗자리 깔고 드러누우니 온세상이 내것 같다.... 광화문에 무심한듯 총총 걸음으로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바라보자니 울화가 치민다.... (나는 왜 안돼?) 피곤한 몸에 안국역 대로에서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면서 주위를 살핀다.... 오늘 밤 거나하게 취해서... 나와 함께 이성을 잃어줄 이성을 훑어본다..... 사실 그들을 짜빠트릴 수 있다면.... 탄핵 따위... 나랑 아무 상관 없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히려 내일 탄핵 기각 발표를 기대해 본다.... 기각 발표와 함께 전국의 모든 좌파들이 들고 일어나기를.... 내란이 일어나고 폭동이 일어나서 대한민국 체제가 전복되고... 이 개같은 세상이 reset 되기를 소망해 본다.... 내일아침 기각 발표가 나면.... 나는 이 낯선 서울 바닥에서 며칠 더 외박할 명분도 생기고....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 막다른 골목 인생...... 에라 ㅅㅂ 자 여러분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는 말자... 최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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