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중간에 안 끊고 한 번에 올리고 싶은데, 아직 준비가 안됐습니다. 일단 끄적거려둔 것만 올려요. 빠르게 써보겠습니다. 해프닝도 많았고 생각보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2/24 D-5 매수 호가 29.0억 - 매도 호가 25억 (+1억) = 4억 매수 호가 23.5억 - 매도 호가 25억 (+1억) = -1.5억 장고에 빠졌습니다. 어제 본 좋은 집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지금 집을 살 때 대출을 좀 아꼈습니다. 그때 1.5억을 더 줬으면 동네에서 조금 더 인기 많은 아파트로 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그 아파트가 항상 반박자 먼저 움직입니다. 그 집이 날아가면 제가 사는 단지로 수요가 몰립니다. 보던 집은 1억 2억 올랐는데 안 오른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겠죠. 두 단지의 1-1.5억의 Gap은 과학처럼 유지되고 있습니다. 단지의 생활권 차이 + 층 차이 + 조건 차이의 값입니다. 그래도 어제 본 집들은 애초 대출 계획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하루 대안을 전화로 찾아보았습니다. 렉슬도 요새는 도곡중 배정이 꽤 된다는데 그러면 도곡중 보낼 걸로 확정하고 그 옆에 도곡아이파크 1차를 생각해봅니다. 예전 한방병원 다닐 때 보니 초입에 언덕이 아쉽지만 괜찮은 것 같습니다. 23억하던 고층은 빠지고 저층이 23.5에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올랐지만 지금 사는 집 팔면 대출이 적습니다. 몇년 전 집 살때 저희집보다 더 비쌌는데 이제는 역전이네요. 앞으로 집 값 안오른데도 그냥 대출 부담 적게 편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몇몇 부동산에 문자로 상담을 요청 드려봅니다. 탄천을 건너가 봅니다. 래미안그레이튼 2차처럼 헬리오도 국평은 난리인데 42평대는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29억에서 네고 가능한 세낀 고층이 있습니다. 지하철역 붙어있는 4단지쪽도 좋고 탄천보이는 1단지도 해누리초라 좋고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문자를 남겨봅니다. 이전에 거래해 본 잘 아는 부동산에 연락해 원하는 조건과 가격대의 매물을 훑어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렉슬 1층 31억대. 사진을 봤는데 현관 입구가 밖으로도 하나 더 나와 2개인 실험적인 집입니다. 맨해튼의 아파트처럼. 렉슬 들락거리면서도 신경써서 본 적이 없어서 몰랐네요. 도대체 학군 값이 얼마나 되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충현교회 기준으로 논현동쪽으로 한블럭 간 논현아크로힐스가 24억입니다. 역삼동쪽으로 한 블록 간 도성초 배정 아파트가 30억입니다. 학동초-언북중이냐 도성초-역삼중이냐가 25% 프리미엄을 만듭니다. 피어그룹이 중요하지만 그 정도의 값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원하는 것을 하냐 못하냐의 문제로 접근할지, 합리적인 가격을 따질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근데 나이가 점점 들면서 오히려 무리가 되도 좋은 것을 더 찾게 되는 것 같네요. 집을 보고간 분들이 24억에 매수콜이 옵니다. 믿거나 말거나 인터넷에서 옆단지가 26억, 27억 얘기가 나옵니다. 오르는 속도, 보고간 사람들의 반응 등 촉으로 더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부동산에는 일부러 매물을 거뒀습니다. 갈 집이 더 올라서 이번 장에는 힘들겠다고. 부동산과 기 천만원 설득과 실랑이를 벌일 때가 아니어서 썩을 아예 잘랐습니다. 왕창 올려 주던지 아니면 이번 장은 포기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매도는 Art의 영역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불장은 선매수 시기라 배웠습니다. 부동산에서 제가 사는 집에 후순위 담보대출을 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라고 하십니다. 솔깃합니다. 일주일에 5천-1억씩 집이 오르는데 집 먼저 사두고 1달만 버텨도 러프하게 계산해보면 5천-1억 더 이득볼 것 같습니다. (5세후니를 몰랐죠. 큰일날뻔 했습니다. 뭐든지 과유불급 같습니다.) 거기까지 안 해도 매도는 1주일 내 계약서 쓰고 매수는 2주일 이상으로 계약 여유를 두자 생각합니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번 장 처음 매수콜을 날리러 전화를 돌립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어디였을까요? “사장님. 저 역삼자이 판상형 할께요.” 어제 밤에 물건 있는 것 확인했습니다. 복기해보니 의식의 흐름에서 왜 이 집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평가 항목에서 1등은 아닌데 학군, 입지, 연식, 층/향 모든 면에서 총점에서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가격도 매물이 많지 않아 몇 달전부터 유지된 호가 그대로입니다. 큰 평수가 좋지만 입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새 매수하는 분들 마음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님아~ 그 탄천을 건너지 마오’ 헬리오를 알아본다고 하니 한 부동산 사장님이 제게 하신 말입니다. 29억에 헬리오 42평도 좋은데 30억에 역삼자이라면 1억+평수 럭셔리를 학군과 직주근접의 생활권 차이가 커버하고 남는다는 느낌입니다. (제 상황에 맞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뭐든지 쉬운게 없습니다. “사장님. 그 집요. 오늘 아침에 가계약금 들어갔대요. 타워형이라도 하시겠어요? 아니면 테헤란 아이파크 세낀거도 30억에 있어요.” 이번 판에서 처음으로 훅을 한 방 맞은 느낌입니다. 대로변 타워형은 소음과 제가 개인적으로 비선호하는 구조라 이렇게까지 무리하면서 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좀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숨을 좀 돌립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구정이 지나 회사 일이 점점 바빠집니다. Go 아니면 Stop이던 이번 주까지는 무조건 매듭을 지어야지 생업에 지장 생기겠습니다. 오전 근무가 끝나고 점심 시간이 지날 때쯤 제 집을 내둔 부동산에서 전화가 옵니다. “진짜 안파실거에요?” “예. 죄송하지만 갈 집이 더 올라서 그냥 있어야 할 것 같아요.” “25억에도 안파실거에요?” 오잉? 하루 이틀만에 1억을 올려? 머뭇거리자 사장님이 웃습니다. “호호. 파세요. 그 가격이면.” “가격은 괜찮은데, 제가 갈 집 다시 한 번 알아볼께요.” 마음 속에서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타오릅니다. 그래도 집 먼저 팔고 쫓기고싶진 않습니다. 지금 이 분들이 대부분 다 토허제 풀리고 집 던지고 쫓기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원칙이 중요합니다. 점심을 거르고 부리나케 회사 밖으로 나가봅니다. 역삼자이를 지나 약간의 언덕을 올라 진선여중, 여고와 테헤란 아이파크 사이길을 걸어봅니다. 동네가 조용합니다. 확실히 테헤란로, 언주로에서 살짝 안으로 들어오니 소음은 문제가 없습니다. 테헤란 아이파크는 전 집이 남향이라 좋습니다. 다만 층수가 관건입니다. 진선여중고랑 정말 딱 붙어있어 고층이 되어야 뷰 측면에서 이득을 100% 누릴 것 같습니다. 그 집을 계속 째려보면서 눈을 감았다가 떴다하며 맘 속으로 뷰를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이 집 거실에서는 눈높이가 진선여중고 회색 옥상에 딱 걸릴 것 같습니다. 고민스러운 찰나 ‘따르르릉.’ 전화가 울립니다. (MSG없이 진짜 그랬습니다.) “그 집 출발 가능하대요. 오늘 저녁에 오실래요?” 아침에 붓카페에서 한 글을 봤습니다. 개포가 불장이라는데 정말이냐. 여기는 40평대가 31억이다. 뻥치지 말아라. 아니다 전화해봤다. 그 아래 스티브잡스 방배동30년 선생님의 댓글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허허허. 그런 걸 눈먼 매물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부동산 사장님께 확인을 요청 드렸습니다. 모바일 등기부 등본까지 보내주셨네요. 대출도 없고 깨끗합니다. “제 물건은 아닌데 그 쪽 사장님 잘 알아요. 그 가격이면 절대 손해는 안 봐.” 이미 두 번째 매수콜이 마음 속에서 울려댑니다. “갈께요. 그리고 그 동네 다른 매물도 같이 알아봐주세요.” 그 날 퇴근 길 역삼, 대치를 지나 개포로 (어쩌면 일원으로) 향합니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