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불장에서 신축 20평대에서 국평으로 갈아타기 경험담 공유해봅니다~! 나름 뿌듯했는데 오세후니 때문에 좀 아쉽네요ㅠ 2/21 D-8 매수 호가 30억 - 매도 호가 24억 = 6.0억 금요일 퇴근길. 테헤란로의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가 부동산에 들어가 봅니다. 연말부터 부동산을 들락거렸는데, 오늘은 뭔가 기분이 찜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집에는 지난 몇 주간 젊은 부부 몇 팀이 오갔고 이번 주에도 예약이 많습니다. 근데 제가 매수하려는 역삼동 부동산에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빈집까지 찾아 여러 집을 보여주신 친절한 사장님인데 ‘좀 있어보세요. 갑자기 29억 이상 아니면 안된다네. 28억대로 고층 물건 찾아볼께요. 비싸게 사면 안좋잖아요.’ 라고 하셨죠. 제 마음은 ‘싸면 좋지만 그게 될까?’ 였습니다. 18년 늦여름 무주택 부린이 시절. 난생 처음 들어가 본 개포 1단지 부동산이 기억났습니다. M2통화량, 국내 일자리, 공급/수요 등등의 근거로 특히 부동산은 규제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신중하라 하셨었죠. 무작정 사라는 말보다 신뢰가 갔습니다. 당시 25평으로 가는 물건 초투가 13.5억 정도였습니다. 당시 한 부부가 제 뒤에서 매수 도장을 찍던 모습은 약간의 존경심과 쓰린 기억으로 항상 남아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집 좀 알아보러 왔는데요.’ ‘네 안녕하세요. 지금 좀 나가봐야 하는데 일단 앉으세요. 매수 알아보세요?’ 시원시원 합니다. 사실 이 부동산은 오고갈 때마다 사장님이 항상 자리를 비우셨던 부동산입니다. ‘네. 역삼자이나 테헤란아이파크 30평대로 갈아타려고요. 사장님과 연말에 전화 몇 번 했어요.’ ‘아 그러셨어요? 잠시만요.’ 핸드폰이 울립니다. 잠깐 통화를 마치신 사장님. ‘죄송해요. 역삼자이 집 보러 가실래요?’ ‘네?’ 전개가 너무 빨랐습니다. ‘다른 동네에서 손님 오신다고 해서 집 2개 잡아놨는데 같이 봐요.’ ‘아.. 네…네…’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시장에 있는 잠재 매수인이 저만도 아니고, 비슷한 생애 주기의 사람들이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걸 요새 새삼 느낍니다. 아래 동네 20평대 신축인 저희 집을 요새 보러 오는 분들에게서 몇 년 전의 제가 보이듯이 말이죠. 아이를 키워보니 해마다 영유와 사교육이 점점 더 심해지고, 아파트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을 보며 적어도 몇 년은 개포동 진입 수요가 이어지겠다는 생각했었죠. 그것보다 매수 확신은 최악의 경우에도 매달 자금을 막아 나갈 수 있다는 계산과 믿음 때문이었지만요. 중요한 건 시장 일선에서 참여하고 있으면 몸으로 느껴지는 시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엉겁결에 부동산을 나섭니다. 사장님이 오늘 볼 두 집을 설명합니다. 같이 보는 거 티 나지 않게 유의점도 말씀 주십니다. 회사에서 윗 분들 시간 없을 때 걸어가면서 엘리베이터 1분 스피치 할 때의 느낌입니다. 그 와중에도 사장님 핸드폰은 계속 울려댑니다. 제가 느꼈던 머리속의 공기와 속도가 여기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찜찜함이 사라지고 머리속이 명쾌해집니다. 정신없이 한 동의 로비에 들어가니 집 같이 본다는 근처에서 오신 사장님과 젊은 부부/커플이 보입니다. 역시 저랑 비슷합니다. 둘 다 중층이상. 한 집은 판상형 다른 집은 타워형입니다. 판상형은 대로 안쪽으로 위치해 나름 조용할 것 같은데 대로변 타워형은 약간 과장 보태 창틀이 흔들거리네요. 밖에서 보면 깨끗한 건물이라 항상 눈이 갔는데 내부가 좀 작게 나온 것 같습니다. 두 집 다 30억. 마음 속의 Max가격입니다. 바로 옆에 가로로 배치되었지만 2평 더 큰 테헤란아이파크가 오히려 조용하고 넓어서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일단 사장님께 원하는 매물 조건을 설명드리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 2-3분에 한 통씩 매수 전화 빗발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제는 액션이 필요한 시점이라 느꼈습니다. (참고로 그날 본 두 집은 판상형부터 곧바로 거래되어 얼마전 실거래 등록되었습니다.) 몇 시간 뒤 사장님께 문자가 오네요. 내일 역삼2동 매물 2곳 잡으셨다고. 빨라서 좋습니다. 1순위 아파트는 아니지만 뭐라도 일단 움직여야 할 때 같았습니다. 길게는 몇 년, 짧게는 지난 몇 달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왔습니다. 이제는 실행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혹시 호응 있으면 이어 써보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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