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는 진심으로 강남, 서초, 송파, 용산 4개 구 아파트를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함으로써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6개월'에 담긴 의미는 그저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을 고려해서 다음 정권에 바톤을 넘기겠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2.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정말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인가? 눌린 상승 에너지는 토허제가 풀리는 즉시 폭발하듯이 올라간다는 걸 이번에 경험했다. 그냥 상승을 이연시키는 것일 뿐이다. 내 차례만 아니면 된다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면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애초에 토허제로 지정되어 있던 기간에도 강남은 잘 올랐다. 3. 애초에 집값이라는 게 잡아야 할 대상인가? 이쯤이면 정부는 집값 안정이 정부가 추구할 목표인지 돌아보고 실패를 인정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화폐가치의 역수로 올라가는 집값을 어떻게 잡나. 한 쪽에서는 추경을 이야기하고 한 쪽에서는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말하는 사람이 멍청하거나 듣는 사람을 멍청이로 보거나 둘 중 하나다. 4.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서 할 일은 두 가지다.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람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스스로의 능력으로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없는 사람을 돕는 것이다. 5.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람이 집을 사게 하려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쉽게 만들어야 하고, 살 수 있고 살고 싶은 집이 계속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택지개발이 아니라 도심 재건축, 재개발로 다들 원하는 지역의 공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사업성을 높여줘야 한다. 6. 괜히 임대주택이나 기부채납 요구해서 정비사업이 더디게 만들지 말고 자유롭게 풀어줘서 공급을 늘리고, 2주택, 3주택 이상도 가능하게 해준 다음 늘어난 거래량에서 나오는 취득세와 양도세로 정부가 땅사고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된다. 그리고 민간 임대인들을 적폐가 아니라 파트너로 삼아서 임대주택을 운영하면 된다. 7. 이게 별로 어려운 개념도 아니고 나도 아는 걸 나보다 사회 경험 많은 장관들이나 똑똑한 고위 공무원들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8. 길 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데 구름은 바람을 불어서 옷을 날리려다가 실패했고, 해는 햇빛을 내리쬐서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들었다. 애초에 왜 옷을 벗겨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억누르고 강제한다고 사람들이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 원하는 걸 주면서 나도 원하는 걸 얻는 정부를 이제는 좀 보고 싶다. https://blog.naver.com/capitalist-k/223802116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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