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비사업 시장, 특히 압구정과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을 지켜현대보면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과거의 재건축 수주전이 메이저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디에이치, 래미안, 아크로 등) 쟁탈전이었다면, 이제 그 단계를 넘어 어떤 글로벌 건축 거장의최고급 주거지의이 되고 있습니다. 1. 글로벌 라인업에 숨겨진 건설사별 전략 분석
먼저 삼성물산은 압구정 4구역에 영국의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를 내세웠습니다.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는 애플 파크와 런던 시청사, 홍콩 HSBC 본사 등을 통해 입증된 하이테크 건축설계사입니다.
주로 세계적인 상업용 오피스나 공공 랜드마크에서 진가를 발휘해 온 포스터의 개방적인 스타일이, 폐쇄적이고 프라이빗한 주거의 본질을 극도로 중시하는 압구정의 정서와 얼마나 이질감 없이 융화될지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의 입지적, 상징적 특성을 철저히 분리해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3구역에 도입되는 람사(RAMSA)는 뉴욕 맨해튼 최고가 레지던스인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를 설계한 곳입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묵직한 석재 마감과 클래식한 디테일을 통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전통적인 부촌'의 위엄을 표현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보수적이고 무게감 있는 자산가들이 모인 3구역의 니즈를 정확히 저격한 느낌입니다.
한강 변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이 극대화되는 5구역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저스의 RSHP와 손을 잡았습니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보여준 파격적이고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주거에 적용해, 시선을 완전히 압도하는 미래지향적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냅니다.
GS건설과 대우건설 역시 흥미롭습니다. GS건설이 성수 1지구에 내세운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보여주었듯, 절제된 선과 우아한 여백의 미가 강점입니다. 대우건설이 한남 2구역과 성수 4지구에 각각 상업시설의 대가 저드(JERDE)와 백색 건축의 거장 리처드 마이어를 등판시킨 것 역시, 트렌디하고 예술적인 감성이 중시되는 성수와 한남의 지역적 맥락을 정확히 읽은 라인업입니다. 2. 공사비 폭탄과 인허가의 늪
하지만 이 모든 장밋빛 청사진 이면에는 뼈아픈 현실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첫째, 비용의 수직 상승은 불가피합니다.
프리츠커상 수상자 급의 해외 설계사들이 청구하는 수수료 자체도 막대하지만, 진짜 문제는 시공비입니다. 곡선형 외관, 수입산 특수 외장재, 초고층 비정형 구조를 올리기 위한 특수 공법 등은 모두 천문학적인 원가 상승을 동반합니다. 아무리 자금력이 탄탄한 압구정이나 성수라 할지라도, 거장의 작품을 온전히 소유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추가 분담금의 규모는 예상 범위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둘째, 대한민국 특유의 깐깐한 인허가 문턱입니다.
해외 설계사들이 국내의 복잡한 일조권, 사선 제한, 용적률 체계, 그리고 서울시의 경관 심의 기준을 초기 단계부터 완벽히 반영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감도 상으로는 예술 작품 같던 건물도, 서울시 심의 과정에서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돌출부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칼질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설계가 타협되고 변경되는 과정에서 사업은 수년씩 지연되고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설계도와 다른 완성된 모습으로 보일 위험이 상존합니다. 회원님들의 시각은 어떠신가요? 천문학적인 공사비와 사업 지연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대체 불가능한 예술 작품'을 위해 거장의 설계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대장주의 숙명일까요? 아니면 인허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비용의 효율성을 따져 속도전으로 실속을 챙기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까요?
"압구정·성수 잡으려면 필수"대형건설사, '글로벌 설계사' 무한 경쟁 - 뉴스1 https://www.news1.kr/realestate/general/6101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