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팔 바엔 자식 준다 서울 주택 증여 나선 5060 부모 늘었다 정진영 기자 입력2026.03.18. 오전 12:06수정2026.03.18. 오전 12:07 기사원문
지난달 증여 983건 중 500건 차지 5060세대가 70대 이상보다 많아 세 부담 확대에 증여 시기 앞당긴 듯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17일 바라본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 983건 중 5060세대의 증여 건수가 절반을 넘겼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비거주·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5060세대가 먼저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지난달 5060세대가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을 증여한 비중이 50%를 넘었다. 서울 집값이 오르고 세 부담이 커지자 자녀 혼인·출산 증여 공제를 활용해 미리 재산 배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 983건 중 5060세대의 증여 건수는 500건(50.9%)으로 절반을 넘겼다. 2021년 이후 증여 비중이 확대된 70대 이상(39.7%)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월 말부터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비거주·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5060세대가 먼저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집합건물 증여 추이를 보면 70대 이상의 비중이 40%대로 가장 높았다. 고령 인구가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6.6%에서 올해 21.6%로 5년 새 5% 포인트 증가했다. 70대 이상 고령자의 증여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이들이 증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 것이다.
반면 5060세대는 70대 이상에 비해 세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상속을 염두에 두고 자식들에게 미리 증여할 유인이 약해서다. 그래서 최근 5년간 5060세대의 집합건물 증여 추이를 보면 보유세 정책에 따라 그 비중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집값이 크게 오르고 보유세가 높았던 2021~2022년에는 5060세대의 비중이 각각 56.1%, 53.3%로 절반을 넘었었다. 하지만 집값이 내려가고 보유세도 완화된 2023~2024년에는 이들의 비중이 43.9%, 44.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70대 이상의 비중이 29.1%에서 42.2%까지 확대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5060세대가 보유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증여를 더욱 크게 줄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부터 혼인·출산 증여 공제가 신설되며 자녀들에게 세금 없이 1억원씩 추가로 증여할 길이 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제도가 시행되며 2024년 5060세대의 증여 비중은 44.7%로 전년(43.9%)보다 미세하게 높아졌고, 서울 집값이 크게 뛴 지난해에는 47.7%까지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혼인·출산 시기의 자녀가 많은 60대가 주도했다.
여기에 지난 1월 말부터 정부의 세 부담 강화 기조가 강해지자 5060세대가 증여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45.8%(5060세대), 46.8%(70대 이상)로 격차가 1% 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던 것과 달리 2월엔 격차가 크게 벌어져서다. 70대 이상의 증여 건수는 이 기간 398건에서 390건으로 감소했지만, 50대(130184건)와 60대(260316건)는 50건 이상 늘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만큼 부의 이전을 앞당겨야겠다고 판단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 부담 강화 시그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5060세대가 자산 배분의 수단으로 증여를 활용하고 나선 것이라며 자녀들이 서울 주요 지역에 집을 사긴 어려우니 집값이 더 뛰기 전에 부의 이전을 해주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you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