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15억 넘으면 못 산다"서울 아파트, '9억 이하'로 쏠렸다 우승민 기자 우승민 기자 입력2026.03.18. 오전 10:20 기사원문
대출 막히자 실수요 이동 서울 한강변 아파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의 절반가량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중저가 구간의 거래는 눈에 띄게 늘어나며 시장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1만여 건 중 약 49.8%가 9억 원 이하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 수준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1~2월 기준으로 보면 전체 거래 증가폭보다 중저가 아파트 거래 증가폭이 훨씬 커 수요 이동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9억~12억 원대 아파트 역시 거래가 늘며 '대출 가능한 구간'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면 고가 아파트 시장은 급격히 식었다. 15억 원 이상 거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25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는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의 핵심 원인은 대출 규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15억 원 초과 주택은 대출 한도가 크게 줄고, 25억 원을 넘는 경우는 사실상 대출 의존이 어려워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접근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시장은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면적을 줄이거나 가격대를 낮추는 방향으로 선택을 바꾸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용 84㎡ 대신 59㎡를 찾는 사례가 늘고, 대출이 막히면서 개인 간 금융(P2P)까지 활용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유세 부담 증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은 15억 원 이하 주택으로 수요가 더욱 집중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매매 수요 자체는 유지되지만,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 맞물리며 '현금 동원 가능한 구간' 중심의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승민(xlomin@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