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40054992요즘 부동산 수업의 풍경을 보면 시장이 한 차례 세대교체를 겪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이전의 투자자들은 규제와 역전세라는 족쇄에 묶였고 이제는 실수요자와 초심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강의는 단연 임장 프로그램이다.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임장을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속으로는 이렇게 되묻는다. 그 많은 임장 중 과연 한 번이라도 판단을 했던가? 현장을 보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지도의 평면 위에서는 결코 읽히지 않는 냄새, 공기, 생활의 결을 현장은 품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임장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그곳에 투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기 때문이다. 단지 가본다는 목적만으로 떠나는 임장은 관광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다녀온 사람들은 대체로 여긴 언덕이 심하네요 저기는 초등학교가 가깝네요 같은 감상만 남긴다. 하지만 시장은 그 정도의 관찰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언덕이 있어도 초등학교가 멀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진짜 임장은 결정을 위한 여정이다. 지도 위에서 충분히 가설을 세우고 수치로 정리한 뒤 마지막 단 한 번 확인하는 행위 그것이 임장의 본래 목적이다. 그러므로 부동산을 배우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임장을 줄이고 사고를 늘리라. 지도 위의 점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흐름을 먼저 읽으라. 부동산은 단지가 아니라 도시 단위의 생명체로 움직인다. 한 동네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바로 옆 동네의 변화가 그것을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현장에 나선다면 꼭 부동산 중개사무소 두 곳은 들러라. 그곳에서 사람의 언어로 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숫자가 말하지 못하는 것 즉 이 동네 사람들의 방향성이 그 안에 있다. 임장은 공부가 아니라 확인이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임장은 지도 없는 항해나 다름없다. 부동산 시장은 넓고 시간은 유한하다. 임장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이며 그 도구를 제대로 쓰는 자만이 흐름의 방향을 앞서 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