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는 노예라 그런지 블라인드를 종종 들어가곤 하는데, 부동산 활황이라 부동산 게시판이 아주 핫합니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인기글을 발견했습니다. 블라인드는 깊게 심취하지 않고 타임킬링용으로 종종 보곤 하는데, 오랜만에 글을 정독을 하고 관련 댓글들도 보았습니다. 일부는 동의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일부는 이런 색다른 뷰가 있구나 라는 인사이트를 주는 대목도 있었지만, 동의할 수는 없는 부분도 꽤 보였습니다. 글쓴이의 본론과는 다르게 글쓴이의 댓글을 보자면, 또 핵심지역 신축을 팔지말라는 말은 안했다라는 말을 하는 일관되지 않은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100% 맞다고도, 100% 틀리다고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경기도 핵심지와 광역시 핵심지를 제외한 나머지 General한 지역들은 글쓴이 말대로 앞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재건축, 재개발은 일종의 사업이기 때문이죠. 토지주인(원주민)과 시공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사업이 원활히 진행됩니다. 앞으로 도입될 예정인 주 4.5일제, 건설 중대재해 처벌 강화, 친환경제도 의무화는 모두 건설원가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더군다나 환율도 오르고 있으니, 수입원가가 증가되게 되므로 이 또한 원가상승을 야기하게 됩니다. 이는 주택 분양가 상승을 촉진시키게 되며, 어느순간 소비자(매수자)단에서 이 높아진 가격에 대해 수용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의 침체가 올 것입니다. 부동산 침체라 함은, 거래는 당연히 침체일 것이고, 공급도 침체입니다. 수도권, 광역시 핵심지역이야 필수재를 넘어 사치재 혹은 에셋파킹의 역할도 겸하므로, 잠재적인 수요층이 항시 있기 마련이지만, 이 이외의 일반적인 지역에서는 상승하는 건설원가를 분양가로 전가시키기 어려울 지경까지 올 것이기에 재건축, 재개발이 앞으로 힘들 것이라는 얘기는 지역마다 급지별로 다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공공임대, 기부체납, 재초환등은 사업성을 악화시키는 가중요인이고요. 어...음.. 오피스 시장 지금 공급포화인걸로 아는데요... 건설사에서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지산을 포함한(이미 여긴 시체밭인지 오래) 오피스 관련 착공 및 수주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는 현재 전반적인 분야(주택, 일반건축, 플랜트)에서 구조조정중입니다. 전망이 좋고 경기가 좋은데 구조조정을 할리가 없죠. (주택은 핵심지역 이외엔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이라 판단한 것이고, 이는 곧 건설사 입장에선 매출 감소입니다.) 현재 1군건설사의 경우 오피스 물량도 없어서 SMR, 데이터센터같은 주거/상업상품 외 신규상품으로 타개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상가 개발이 유망하다고 말씀하시는 걸까요? 요새 택지개발할 때 비주거/상업 분양비율 조정한다고도 뉴스를 접한 바 있습니다. 하도 상가분양받고 P와 피를 쏟아내시는 분들이 많아서... 공급이 줄어드니까 단순하게 앞으로 전망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이건 수요와 공급이 어느정도 밸런싱을 가질 때 얘기지, 수년간 공급포화인 상태에서 지금부터 공급이 줄어든다 해도 중단기간 내에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추측하기엔 다소 힘들 것 같습니다. 이거도 앞에 의견과 비슷한 의견입니다. 지역에 따라 노인들이 많아도 가는 지역과 진짜 노인들 때문에 못가는 지역으로 구분될 것입니다. 상급지로 분류되는 지역은 노인들이셔도 돈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은 자산을 더 늘리려는 사람들도 많으실테고, (실제로 있음) 그럴 기력은 없지만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사람(증여, 내부거래)들이 많으십니다. 저희 부부가 있었던 신혼집도 노인분들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용적율도 거의 꽉 찼기도 했고, 재건축을 추진할만한 분들은 아닌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분위기를 시장도 이해하고 있는 지 최근엔 상승여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굳이 중소형 단지를 사라는 이유가 뭘까요? 대단지를 사는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규모의 경제와 대한민국의 떼법을 잘 이해하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수천세대가 한 목소리로 떼를 쓰기 시작하면, 지하철 노선마저도 바꾸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대단지일수록 거래량이 받춰줍니다. 부동산 해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거래량이 받춰줘야 엑싯도 제대로 할 수 있는겁니다. 아파트를 매수하신다면, 같은 조건하에 대단지를 고르는 것은 이 헬조선에서만큼은 마땅히 고려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이 부분도 지역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평가구간임은 어느정도 동의는 하지만, 상투이고, 먹을 것이 없다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먹을 것이 없다'는 말에서 느껴지는 것인데, 주요 핵심지의 신축아파트를 '먹으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들어가는 사람'만' 있을까요? 아파트는 주거용 부동산이기 때문에 수익이라는 목적도 물론 존재하지만, 미친듯한 인플레이션을 햇징시켜주며 거주의 안정성, 편의성을 증진시켜주는 좋은 자산입니다. 사람들이 매수를 고려하는 요소에 '수익' 하나만 보고 가는 사람이 드물다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실거주 1주택 정책이 장기화될 것이기 때문에 '수익' 이라는 요소 하나만으로 접근하는 시장 참여자만 있지는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일부 상급지부터는 필수재임과 동시에 사치재 성격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명품을 수익화하려고 사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아파트를 투자성 상품으로만 해석하고 계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순수 투자자 입장에선 어느정도 맞말일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유행과 니즈는 항상 변화하고, 시장은 그에 맞춰서 변해가는 겁니다. 아파트의 평면은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그 기준평면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실 겁니다. 구축아파트와 신축아파트의 평면구성만 비교해도, 선호도의 차이는 금방 느껴질 것입니다. 건설사들이 상품성을 강화하기 위해 4세대 아파트들로 과잉포장된 커뮤니티를 상품화하여, 이는 추후에 수선비, 관리비 폭탄으로 입주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신축아파트들 중에서 수영장, 조식서비스, 사우나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단지는 몇 없습니다. 너무 과한 커뮤니티시설은 반드시 입주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근데 그 이외의 적절한 시설의 커뮤니티(카페, 키즈룸, 헬스장, GX룸 등)는 왜 단순 비용으로만 보시는 것일까요? 이러한 커뮤니티는 들어가는 유지비에 비해 입주민들이 누리는 효용이 더 많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소비자들의 니즈가 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건 고려하지 않으시는 것일까요? 또한 이런 시대의 흐름속에선 아파트를 사야한다면 더더욱 대단지로 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장기수선충당금을 제대로 운영하고, N빵하면 그나마 덜 부담스러운 상급지 대단지로 가는 것이 되려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부동산이 주식과 가장 차별화되는 것 중에 하나가, 모든 국민들이 참여할 수 밖에 없는 필수재이며 삶의 터전인데, 이 분은 너무 부동산을 투자의 재화로만 치중하여 바라보시는 것 같습니다. 사연없는 부동산 없습니다. 거기에 사시는 분들은 각자가 다 이유를 가지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부분은 저도 동의합니다. 주요 상급지가 가진 공통점으로는 주변의 우수한 자연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연과 인프라를 유지하고 개선하는데는, 그 입주민들"만"이 내는 돈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죠. (한강)공원, 도서관, 체육관, (적절한 높이의)산, 강 등등... 엄청나게 큰 대단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하더라도, 국가/지자체 레벨에서 계획하고 만들고 관리해주는 인프라를 넘어서지는 못합니다. 대부분 상방이 막혀있는 부동산의 급지들을 보면, 저런 공공인프라가 아쉽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Public과 Private의 차이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대단지 커뮤니티 아파트가 보유한 차별점은 이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업인이나 개부자나 정치인들이나 일부 능력이 되시는 분들에 한해서 서너채 가지고 있고 열채도 가지고 있는거고요. 저처럼 일반적인 국민들은 서너채 이상 갖고있다간 세금때문에 일상생활이 안됩니다. (그리고 요즘같은 시기에 정치인들이 서너채 갖고있다간 개털립니다.) 사람들이 바보라서 한채에 목매는게 아닙니다. 한채만 가지고 있으라는 정책아래에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시장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1주택 정책이 쉽사리 풀릴까요? 다른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저 것을 바꾸기엔 쉽지 않아보입니다. 이미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인 논리보다 정치공학적인 논리가 우선인지 오래입니다. 위 글의 원본과 관련 글들은 아래 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impine88/22403600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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