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값 일제히 하락작년 불장이 가장 먼저 꺼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의 상징이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급등을 이끌었던 지역이 가장 빨리 돌아섰다. 강남3구가 동반 하락한 건 2년 만이다. 강남권 약세와 함께 서울 전체 오름폭도 4주 연속 둔화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강남3구·용산 하락송파, 지난해엔 20.92% 폭등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0.06%)·서초구(-0.02%)·송파구(-0.03%) 등 강남3구의 아파트값이 모두 전주 대비 떨어졌다. 용산구(-0.01%)도 하락하며 총 4개 자치구에서 마이너스 지표가 떴다. 공교롭게도 모두 지난해 3월 선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고가 부동산 지역이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주 상승률이 0.01%까지 떨어지며 하락 전환이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서초·송파·용산구까지 합세하면서 주변에 미칠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2024년 3월 넷째 주부터 97주 연속 상승한 불패 시장이었으나, 마침표를 찍었다. 강남3구가 동반 하락한 건 2024년 2월 첫째 주 후 처음이다.
이들 4개 지역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2006년(23.46%) 후 19년 만에 최대치 상승(8.98%)할 때만 해도 상승률 선두에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동향 누적 상승률을 기준으로 송파구가 지난 한해 20.92% 급등하며 전국 1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14.11%)·강남구(13.59%)·용산구(13.21%)도 큰 폭으로 뛰었다.
김지윤 기자 대출 규제, 다주택 압박에 매물 폭증호가도 뚝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고강도 대출 규제가 가해진 후 오름세가 둔화했고,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이 겹치면서 더 주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 대비 송파구 아파트·오피스텔 매물은 48.1%(3526건5223건)나 늘었다. 용산구(28.9%)·서초구(28.4%)·강남구(21.7%)도 크게 증가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절세 매물에 더해 정부가 시사한 보유세 개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논의도 고령자가 매물을 내놓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물 급증에 따라 실거래가가 하락해 체결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84㎡(전용면적)는 전고점(지난해 11월 56억5000만원) 대비 6억원 낮은 50억5000만원에 가계약됐다.
호가 내림 폭은 더 크다. 강남권 고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상징인 압구정신현대의 경우 최대 평수인 183㎡가 총 312가구인데, 그중 64가구가 매물로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신고가를 세운 평수인데, 현재 최저 호가는 91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고점 대비 36억3000만원이나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 관람을 마친 뒤 박물관상품관에서 기념품을 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들 지역이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가격 조정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와 용산구는 가격 선도 지역이자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라며 하락이 계속되면 인접 지역부터 차례로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강남3구와 함께 동남권으로 묶인 강동구는 주간 상승률이 0.03%까지 낮아졌고, 서초구에 인접한 동작구도 0.05%로 오름세가 축소됐다.
서울 오름폭도 4주째 둔화과천은 2주째 하락 서울 전체 아파트값 오름세도 계속 둔화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0.11% 올라 지난해 9월 둘째 주(0.09%) 후 23주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29 공급대책 직전인 1월 넷째 주에 최고 상승률(0.31%)을 기록한 후 2월 첫째 주(0.27%)-둘째 주(0.22%)-셋째 주(0.15%)에 이어 4주 연속 오름폭이 낮아졌다.
아직은 외곽 지역을 위주로 서울 전체 집값이 오르곤 있지만, 상승 동력도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1위 강서구 상승률이 0.23%로, 지난주 1위 상승률인 0.29%(성동구)보다 오름폭이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은 대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된다면서도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 거래가 체결되는 등 지역·단지별 혼조세를 보인다고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전까지 급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이 크진 않을 거란 분석도 많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매는 양측 의견이 맞아야 이뤄지는 건데, 눈치 보기만 하다 5월 9일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송파구 헬리오시티 84㎡의 경우 전고점(지난달 2일, 31억4000만원) 대비 3억~4억원 낮은 27억~28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돼있음에도, 거래가 안 되고 매물이 쌓이고만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는 많이 오는데, 25억원 정도는 돼야 사겠다는 분위기라며 매도자 입장에선 전고점 대비 6억원 넘게 깎아야 하는 금액이라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고 했다.
한편 경기 지역 집값 방향은 다소 엇갈렸다.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함께 토허구역으로 묶인 12곳 지역 상승세가 견고하던 가운데,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이 지난주(-0.03%)에 이어 이번 주(-0.1%)에도 내림 폭을 키우며 하락했다. 하지만 용인시 수지구는 전주(0.55%)보다 이번 주(0.61%) 오름폭을 키우며 11주 연속 전국 상승률 1위 기록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