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실련 "강남 '똘똘한 한 채', 시세 차익 102억인데 양도세 고작 7억" 김나연 기자 김나연 기자 입력2026.03.03. 오후 7:01 기사원문
"장기보유특별공제, 강남 쏠림 부추겨" 강남 1채 vs 지방 6채 투자 비교 분석 동기간 세 부담률 강남 7%·부산 20% 3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쏠림 등 강남 부동산 열풍을 부추긴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장특공제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금 공제가 조세 형평성을 무너뜨리고 강남 '똘똘한 한 채' 집값 상승을 가속화한다"며 주요 원인으로 장특공제를 지목했다. 현행 세법상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 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12억 원을 초과하더라도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장특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2차 전용면적 196.84㎡ 실거래 가격은 2015년 25억 원에서 지난해 127억 원으로 올라 세전 양도차익이 102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1주택자여서 12억 원 비과세와 장특공제 80%를 모두 챙긴다면 양도세는 7억6,000만 원(세 부담률 7%)에 불과하다. 10년 만에 세후 94억4,000만 원에 이르는 불로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강남 1주택자와 지방 다주택자 간 차이도 컸다. 경실련은 2010년 6월 동일한 투자금으로 강남 아파트 1채와 지방 아파트 6채를 각각 매입했다고 가정한 뒤 2025년 6월 매도할 때 양도세를 비교했다.
만약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3차 전용면적 82.5㎡를 2010년 12억5,000만 원에 사서 지난해 시세대로 55억 원에 팔았다면, 장특공제로 26억6,000만 원을 공제받아 양도세 2억4,000만 원(7%)만 내면 된다. 세후 양도소득은 40억1,000만 원에 이른다.
반면 같은 시기, 같은 투자금으로 부산 해운대구 대우마리나1차 전용 84㎡를 거래한 경우에는 훨씬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6채(갭투자 포함·1채당 3억4,000만 원, 총 주택가액 20억4,000만 원)를 취득해 지난해 1채당 10억 원에 팔았다면, 장특공제액은 9억9,000만 원, 양도세는 7억9,000만 원(20%), 세후 양도소득은 23억8,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같은 돈을 투자하고도 강남 아파트가 가져가는 양도소득이 16억 원 이상 많다. 경실련은 "강남 아파트는 가지고만 있어도 집값이 많이 오를 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도 크다"며 "이러니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려 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 아파트 양도세와 근로소득세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근로소득으로 15년간 42억5,000만 원을 벌었다면 약 30%(12억 원)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강남 아파트로 같은 금액의 양도차익을 거둔 경우에는 세금부담률이 7%(2억4,0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경실련은 "우리 세법은 불로소득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해 근로소득보다 훨씬 더 많은 특혜를 부여해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조세제도는 불로소득에 엄격하게 과세해 소득의 공평한 분배에 기여해야 한다"며 장특공제 원점 재검토 공시가격·공시지가 산출 근거 공개 종합부동산세 전면 개편 등을 촉구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