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 기대 43개월만에 '최대폭 급락'. 2026.02.24 15 : 00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3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꺾였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 서울을 중심으로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과열양상을 띠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완화됐다.
그간 부동산 자산시장에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소비와 저축·투자로 옮겨가면서 올해 소비자심리 개선세가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전인미답의 6000피(코스피 지수 6000)를 바라보는 증시 활황 속에 경기와 가계저축에 대한 긍정 인식이 커지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8로 전월보다 16포인트(p) 급락했다. 지수는 지난해 12월(121)과 지난달(124) 각각 2p, 3p 올랐다가 석 달 만에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하는데,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 예상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12개월 연속 '상승론 우세'가 이어졌지만, 지수 수준은 장기평균(2013~2025년 107)과 격차를 1p로 좁혔다.
낙폭은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 7월(-16p)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당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두 자릿수로 꺾인 것을 신호탄으로 한국부동산원 집계 서울과 지방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은 11개월 연속 동반 하락기에 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 급락이 그간 주택시장 과열의 발화점인 서울 집값의 안정화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지방은 하락하고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오르는 양극화가 특징이다. 2024년 4월부터 주택가격전망의 상승론 우위 기조가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와 줄곧 동행해 왔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를 서울로만 좁혀볼 때 서울지수는 지난달 130에서 이달 113으로 17p나 급락했다. 2020년 4월(-19p)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지만, 여전히 장기평균(108)보다는 5p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대책의 정책효과는 이번 주택가격전망지수 급락으로 가장 컸다. 서울지수는 지난해 6·27 규제와 10·15 수요억제책 직후인 7월 14p, 11월 3p 떨어졌는데, 지난달 1·29 공급대책 이후엔 역대 4번째로 큰 낙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언한 이후 매입임대사업자 제도·등록임대 특혜 폐지도 언급하는 등 다주택자 압박 기조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대책과 세제 변화 예고가 맞물리면서 서울 상급지에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나오는 등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물이 늘어나고 매매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크게 꺾인 것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아파트 매매물건은 6만8564건으로 지난달 23일(5만6219건) 대비 22.0% 증가했다. 10·15 대책 발표일(7만4044건) 이후 이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세 관련 SNS 메시지가 나온 날까지 24.1%가 급감한 것과 견줘 큰 반등세다. 매물이 10·15 대책 당시의 93% 수준까지 회복된 셈이다. 매물 증가로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도 3주째 꺾이는 흐름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26일 0.31%를 찍은 이후 2월 들어 16일까지 0.27%, 0.21%, 0.15%로 둔화한 상태다.
주택가격전망CSI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이같이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과도한 '집값 불패론'도 식어가는 조짐을 나타냄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비와 저축·투자 여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달 소비자들의 종합적인 경제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로 전월(110.8)보다 1.3p 올랐다. 지난해 12월 2.5p 하락 이후 1월 반등(1.0p)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5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인데, 10개월째 '낙관 국면'이 이어졌다.
6개 구성 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96)·가계수입전망(103)·소비지출전망(111)은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지만, 현재경기판단(95)·향후경기전망(102)·생활형편전망(101)은 각각 5p, 4p,1p 올랐다. 국내 소비 개선과 슈퍼사이클을 탄 반도체 주도의 수출호조, 글로벌 최고 상승세를 키우는 증시 활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와 향후 경기 인식 수준을 모두 크게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지출전망은 보합이었지만, 6개 구성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인 110대 지수가 9개월째 지속되면서 소비심리 개선 기조를 떠받치고 있다.
CCSI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가계의 저축·투자 체감지표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개선된 게 두드러진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가계저축CSI(100)와 향후 6개월 후 예상인 가계저축전망CSI(102)는 1p씩 올랐다.
금융기관 예·적금과 주식이나 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 가계저축 심리지표가 올 들어 역사적인 신고가를 경신하는 증시 초호황에 힘입어 개별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 열풍이 거세지는 흐름이 반영됐다. 현재가계저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기록한 99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가계저축전망도 지난해 11월과 같은 역대 최고 수준을 다시 나타냈다.
출처 : 업다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