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라도 사자? 서울경기로 퍼지는 전세 실종...성남·용인·수원도 집 없어요 김여진 기자 입력2026.02.20. 오전 9:37 기사원문
올해 6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 모(34) 씨는 최근 주말마다 성남과 용인 일대를 돌고 있다. 신혼집을 전세로 구하려고 나섰지만 마음에 드는 매물은커녕 묻지마 계약을 해야 집을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역시나 중개업소에서 소개받은 집은 오늘 안에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김 씨는 서울만 힘든 줄 알았는데, 경기 남부도 전세가 씨가 말랐다며 결혼 일정은 다가오는데 집을 못 구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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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이제 성남·용인·수원·광명 등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경기도 전세 매물은 1만4765건으로, 올해 초(1만7745건)보다 16.8% 줄었다.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약 3000건 가까운 매물이 사라진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감소 폭은 더 가파르다. 성남 중원구는 45.9%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광명(-39.1%), 용인 기흥구(-37.2%), 군포(-32.1%), 용인 처인구(-31.9%) 등도 30~40% 급감했다. 일부 입주 물량이 있는 경기 광주·구리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기 남부 전역이 전세 가뭄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안 나가고 버틴다재계약 급증, 매물 잠김
전세 매물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세입자들의 버티기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사를 포기하고 기존 집에 재계약으로 눌러앉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경기도 전세 갱신 계약 비율은 39.2%로, 1년 전보다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인기 지역은 절반 안팎이 재계약을 택했다. 용인 수지(53.6%), 성남 분당(49.7%), 하남(49.5%) 등은 두 집 중 한 집이 갱신 계약이었다.
전셋값이 1년 새 1억원 이상 오른 단지도 적지 않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 추가 부담과 이사 비용을 감수하느니, 기존 집에 머무는 쪽이 낫다는 계산이 나온 셈이다. 이 같은 거주지 고착화 현상이 매물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안양 동안구 전셋값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명(0.21%), 용인 수지(0.18%), 수원 영통(0.18%), 의왕(0.17%) 등도 상승세다. 전셋값 상승 폭이 매매가를 웃돌면서 전세가율도 다시 높아지는 흐름이다.
줄어드는 공급, 겹치는 정책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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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공급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올해 경기도 입주 예정 물량은 6만7024가구로, 지난해보다 13.5% 줄어든다. 11만 가구를 웃돌았던 지난해과 비교하면 40% 이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성남·광명·용인 지역의 입주 물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정책 변수도 부담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가 예고되면서 매물이 더 잠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5월 이후 매물 감소가 본격화되면 전세난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며 공급 공백과 세제 변화가 겹치면서 당분간 경기권 전세 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aftershoc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