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알뜰주유소부터 단속가격 안 내리면 계약 철회
2026.03.06. 오후 5:54
일부 업체서 가격 폭등세 이어지자 석유公 과다 인상땐 사업권 박탈 주유소들은 공급가 급등 탓 반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섰다.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당 1825원, 경유는 당 1866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당 평균 1850원을 넘어서는 등 폭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알뜰 주유소를 대상으로 계약 미갱신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알뜰 주유소 사업 권한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5일 전국 알뜰 주유소에 판매 가격 과다 인상 자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자 공지를 보냈다고 6일 밝혔다.
석유공사는 문자를 통해 2월 28일 이후 가격 인상 폭이 높거나 과다 마진을 취하는 등 국가정책에 부응하지 않는 주유소는 추가 할증, 주유소 평가 감점, 계약 미갱신 등 필요한 관리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알뜰 주유소는 정부가 기름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시행 중인 사업으로 현재 석유공사·한국도로공사·농협경제지주가 자영업자 등에 사업권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석유공사는 알뜰 주유소 사업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는데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면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사업권을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알뜰 주유소 수는 총 1318개소로 전체 주유소의 12.3%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에서 관리하는 자영 알뜰 주유소는 395개소다.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보낸 문자 공지.
석유공사가 이 같은 고강도 관리에 나선 것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폭등세가 일부 알뜰 주유소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기준 서울의 한 알뜰 주유소는 보통 휘발유를 전국 평균보다 높은 당 1899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는 판매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매입한 물량에 대해서는 향후 가격 상승 전망을 이유로 매입 단가 대비 과도하게 인상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유소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가격 상승은 정유사 공급 가격 인상이 1차 요인이라며 정유사 공급 가격이 하루 만에 휘발유는 100원 이상, 경유는 200원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유류세, 카드 수수료, 금융 비용,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주유소가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2% 미만이라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또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는 유가 급등기에는 매입 시점의 차이에 따라 원가 부담이 달라져 일부 주유소는 적자를 감수하며 판매하기도 한다면서 전체 주유소 시장을 폭리로 일반화하기보다 객관적 자료와 거래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탕 담합 이어 '전분당 짬짜미' 포착된 4개사..."최대 1.2조 과징금" 2026.03.06. 오후 3:24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개 전분당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물엿이나 액상과당 등 전분당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국내 업체들이 장기간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 관련 심사보고서를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에 전달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심사보고서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 행위와 이에 대한 공정위 심사관의 제재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피심인 측에 보고서가 전달되면서 공정위는 전원회의에 상정해 심의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7년 6개월 동안 전분당 판매 가격을 서로 조율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원료로 생산되는 전분과 물엿, 포도당, 액상과당 등 당류를 통칭하는 제품군입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등 식품 원재료뿐 아니라 제지·철강 등 산업용 소재로도 활용됩니다.
공정위는 담합이 영향을 미친 매출 규모를 약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4개 업체는 국내 전분당 B2B 판매 시장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심사관은 지난해 10월부터 관련 의혹을 조사해온 끝에 이번 사건을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로 판단했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심사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엔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및 연루 임직원을 고발해야 한단 의견이 담겼습니다. 검찰이 고발 요청한 4개 법인에 대해 이미 고발 조치를 마쳤습니다.
심의 결과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의 최대 20%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2000억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민생 물가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방어권 보장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업체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동안 서면 의견 제출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등을 열람해 심의 절차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앞서 이들 전분당 업체들은 지난달 심사보고서 발송을 앞두고 제품 가격을 3~5% 내리기도 했습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가격 인하 폭이 적정한지 여부 역시 심의 과정에서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