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보유세 조세전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커뮤니티에는 보유세를 기존 대비 엄청나게 인상한다는 찌라시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에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은 것처럼 보입니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시장 교란자로 정의하고, 이들에게 못 버틸 만큼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 안에서 세금의 타깃은 명확하게 임대인입니다. 지금 만약 임차인으로 살고 계시다면 집주인은 모두 다주택자 아니면 비거주 1주택자입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금은 정말 집주인만 내고 끝나는 걸까요?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시장은 정책의 의도처럼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경제학에는 조세 귀착(Tax Incidenc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정부가 특정 주체에게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시장은 가격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그 부담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경제 교과서나 유튜브에서 익히 들어 아시는 것처럼 보유세는 상당 부분, 결국 임차인에게 전가됩니다.
겉으로는 집주인이 세금을 내지만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은 월세 인상 등의 형태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거의 필연처럼 반복될까요?
조세 전가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봐야 할 개념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입니다. 즉, 가격이 변할 때, 수요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입니다. 일반소비재 vs 필수재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18년 영국의 설탕세 도입 당시 탄산음료의 가격이 설탕세 도입분 혹은 그 이상 오르자 소비자들은 탄산음료의 소비를 줄이고, 탄산수, 제로 음료 등의 대체재로 쉽게 이동했습니다.
탄산음료는 안 마셔도 되는 일반 소비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설탕세 도입으로 기업의 이윤이 줄어들게 된다면, 기업은 탄산음료 가격을 인상시킵니다. 소비자들은 탄산음료 가격인상으로 탄산음료 소비량을 줄이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인상된 가격으로 탄산음료를 소비하여 그만큼 손해를 보며, 일부 조세전가가 일어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판매량이 줄어든 만큼 이윤이 줄어들어 어느정도 조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포인트는 소비자가 소비를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하지만, 주택은 다릅니다 주택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고 소비를 중단할 수 없으며 대체도 쉽지 않습니다.
이사는 비용이 크고, 직장·학군·생활권이라는 제약도 존재합니다.
즉, 주택 시장은 소비 조절이 매우 어려운 비탄력적 시장입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가격이 올라가도 수요가 쉽게 줄지 않습니다. 결국 공급자는 가격을 통해 비용을 전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공급자 즉 임대인은 임대료를 증가시키게 되고, 소비자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의 100% 임대료 인상분을 수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사를 가면 되지 않느냐?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도입부에 말씀드린 전제 기억하시나요?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전월세 물건들의 주인들은 다주택자 혹은 비거주 1주택자입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사시던 집 월세가 올라가는데, 다른 집주인들은 월세를 안 올리고 기존 시세대로 받을까요?
임대인들은 자선사업자가 아닙니다. 경제 주체는 합리적으로 움직입니다. 사시던 집 월세가 올라가면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임대물건의 시세도 다 같이 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임대인을 단순한 자산가로만 보면 이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임대인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본을 투입한 하나의 사업자입니다.
임대 사업은 매우 단순합니다. - 임대료 = 매출 - 세금·이자·유지비 = 비용 - 남는 것 = 수익 상황을 하나 가정해보겠습니다 한 임대인이 어떤 집의 월세로 순수하게 월 300만원의 현금흐름을 남깁니다. 그런데 만약,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한 보유세 인상으로 월에 50만원 가량의 보유세가 임대인에게 부과되어 월 순수 현금흐름은 250만원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임대인은 아마 투자 목적으로 혹은 노후 현금흐름을 위해 임대 현금흐름을 만드는 중이었겠죠. 임대인의 생활수준과 현금흐름 세팅은 월 300만원 수준에 맞춰져 있을 겁니다.
이 때, 250만원으로 현금흐름이 줄어들게 된다면, 줄어든 수익을 어떻게 복구할까요?
임대인은 이걸 단순한 부담이 아니라 운영비(OPEX)의 상승으로 인식합니다.
기업이 원가 상승 시 가격을 올리듯 임대인은 임대료를 인상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현상이 시장 전체에서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임차인은 다른 집으로 가면 되지라는 선택조차 어려워집니다. +) 경제활동과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존중하십시오
위 사례에서 단순히 50만원 줄어드는 것 가지고 유난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런데 만약 회사가 어려워서 여러분의 월급이 15% 가량 삭감됐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상황에서도 유난이라고 생각하실까요?
어떻게든 생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퇴근 후 부업을 하든 대리를 뛰든해서 나머지 15%의 수입을 메꿔야겠죠.
여러분들의 돈만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불법으로 벌어들인 것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의 돈은 소중한 것이고, 경제활동은 신성한 것입니다.
이 구조는 개인 투자자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관 투자자와 개발 사업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임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시행사 혹은 운용사는 사업을 시작할 때 총사업비, 임대 수익, EXIT시점 매각가를 기반으로 수익률(IRR)을 계산합니다.
개발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요구 수익률이 있을 것이고, 사전 사업검토 시 공사비, 대출금리, 세금 등을 과거 자료에 기반하여 수익률을 산정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금리 인상, 공사비 증가, 보유세 인상 등의 변동성이 생겼을 때는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요?
이 변수들은 개발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선택지는 결국 공급자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변수인 임대료(그리고 매각시점 매각가)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급되는 임대료도 올라가게 되겠죠.
비용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수익을 올리는 선택지가 가장 간편하고 합리적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 등 집주인들도 동일한 선택을 합니다.
세금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공급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결국 공급자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임대료 인상으로 반영됩니다.
또한,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세금만이 전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원가 상승분, 금융비용 등 모든 비용이 임대료로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풀고 있는 돈, 당신의 임대료 상승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모든 세금이 100% 전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수요와 공급 변수에 기반하여 전가되는 정도가 결정됩니다. 공급이 많은 시장에서는 전가가 어렵다.
공급이 많은 시장에서는 임대료 전가가 어렵습니다.
공실도 많고, 경쟁도 심하여 임대료 인상이 어렵습니다. 초반부에 말씀드렸던 영국의 탄산음료 조세전가 사례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어떻죠? 공급이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5~10년은 공급이 부족한 시장입니다. 수도권은 빈 땅이 없어서 재개발 재건축을 풀어주는 것 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정부의 스탠스는 관처 전 임대주택 추첨, 노봉법 시행 등 공급 확대와는 정 반대의 길을 가고있습니다. 수요가 강한 핵심지에서는 전가가 매우 쉽다.
일자리, 학군, 인프라가 집약된 핵심지에서는 보유세 전가가 매우매우 쉽습니다. 임대 물건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떠오르시나요? 바로 우리의 서울 수도권이 떠오르죠.
그래서 결론은 명확합니다.
수요가 강할수록 공급이 적을수록 조세 전가는 더 강하게 나타난다
세금은 부과되는 곳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격을 따라 움직이고, 결국 시장에서 재배분됩니다. 누가 내느냐보다 누가 결국 부담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시장은 선의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인센티브와 생존의 논리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모든 경제 주체의 생각은 같습니다.
손실은 피하고, 수익은 방어합니다.
경제활동은 신성한 것입니다. 누군가의 수익을 인위적으로 눌러놓으면, 그 비용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뿐입니다. 수요가 강하고 수요를 조절할 수 없는 시장에서는 모든 비용이 가격으로 전가됩니다.
정책은 방향을 만들지만, 가격은 시장이 결정합니다.
우리는 세금이 어디에 부과되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봐야 합니다.
오늘 나눈 이 얘기가 조금 더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올바른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부동산, 주식, 공모주 등을 투자하는 직장인 투자자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니 많이들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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