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190359201부의 시선은 여전히 다주택자라는 그림자에 꽂혀 있다. 그들이 집을 움켜쥐어 공급이 사라지고 가격이 폭등했다는 서사는 단순하고 매혹적이다.
그러나 이는 주택의 물리적 존재와 가격 형성 메커니즘을 분리하지 못한 채 결과와 과정을 뒤섞은 단순화에 가깝다.
누군가 여러 채를 산다고 해서 주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동시에 수십 개의 침실을 점유할 수 없기에 추가로 매수된 주택은 결국 임대 시장으로 흘러든다.
이 지점만 보면 다주택자는 임대 공급을 늘리는 완충 장치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전세라는 금융 레버리지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다주택자의 매수는 임대 공급 증가이면서 동시에 전세를 담보로 한 추가 매수 능력의 확장이기도 하다.
전세가가 높을수록 자기자본 부담은 줄고 매수 수요는 증폭된다. 이때 임대 증가가 전세가를 낮추기보다 상승 기대와 결합된 투자 수요가 전세와 매매 가격을 함께 밀어 올린다.
즉 다주택자의 매수는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낳는다. 매매 시장에서는 매물을 흡수해 재고를 줄이고 금융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수요를 확대하며 심리 시장에서는 상승 신호를 강화한다.
이 세 층위가 겹칠 때 가격은 물리적 공급과 무관하게 상승 압력을 받는다.
반대로 공급이 충분해지고 금융이 수축하면 구조는 역전된다. 임대 물량 경쟁으로 전세가가 약해지고 하부 지지선이 무너지면 매매가도 결국 조정을 겪는다.
이 국면에서 다주택자는 원인이 아니라 단순 참여자로 희석된다. 결국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집단의 도덕성이 아니라 공급,금융,기대라는 세 흐름의 합성이다.
시장은 비난으로 바뀌지 않는다. 구조를 읽는 자만이 방향을 놓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