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189103411집값을 잡기 위해 국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은 굶주린 사자에게 평화주의를 설득하겠다는 식의 아주 나이브한 공상에 불과하다.
시장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요동치는데 장기적 인식 변화라는 한가한 소리는 불붙은 집 앞에서 건축 공법을 논하는 격이다.
이상주의자들이 꿈꾸는 공공임대 유토피아는 숫자의 냉혹한 현실 앞에서 곧장 파산 선고를 받게 된다. 현재 10% 남짓한 임대 비중을 인식의 전환이 일어날 30%까지 끌어올리려면 단순히 칸막이만 친 소형 평수로는 택도 없다.
시민들이 원하는 전용 59㎡ 이상의 번듯한 집을 역세권에 올리려면 천문학적인 토지비와 건축비가 투입되어야한다. 문제는 LH나 SH가 거둬들일 월세로는 그 막대한 차입금의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비극에 있다.
짓고 나면 칭송받을지 모르나 지으면 지을수록 공기업의 장부는 부채의 늪에 빠지고 그 끝에 남는 청구서는 결국 국민의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민간 주도의 공급 즉 재건축과 재개발이라는 시장 본연의 근육을 되살리는 길뿐이다. 하지만 이 길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멸실을 동반하며 이주 수요가 촉발하는 단기적 집값 폭등이라는 독배를 마셔야 한다.
정치적 지지율에 목매는 어느 정권이 감히 그 욕을 먹어가며 대규모 멸실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결단 없는 정치가 머뭇거리는 사이 공급의 동력은 이미 상실되었다.
앞으로 마주할 현실은 자명하다. 지난 몇 년간의 공급 실종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 그 상승분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월세가 미친 듯이 뒤따라 오르는 가혹한 순환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집값이 오르면 자책하고 월세가 오르면 한탄하겠지만 그것은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멈춰버린 공급의 기계가 내뱉는 마지막 비명이다.
유토피아적 망상을 걷어내지 않는 한 우리는 역사상 유례없는 주거비 폭등의 긴 터널을 꽤 오랫동안 아주 고통스럽게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