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인가요. 기억도 가물합니다. 수색증산뉴타운 증산2구역의 빌라를 매입했습니다. 로드뷰를 찾아보니 아직 있네요. 이렇게 생겼던 빌라입니다. 돈과 경제 그리고 재테크에 대해서 잘 모르던 사회 초년생 시절의 투자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무모한 투자였습니다. 재개발 절차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조합 내 갈등까지 불거져 참 피곤한 상황이지요. 투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고마운 투자를 복기해보겠습니다. ---------------------------------------------------------------------------------------------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 있는 시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합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고민을 합니다. 주식을 하자니 금융위기 때의 폭락이 떠오릅니다. 한없이 떨어졌지요. 누구는 저점이라 말하지만 막상 들어가려니 겁이 납니다. 잘 모르니 들어가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부동산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은 아직 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잘은 몰라도 땅은 배신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망해도 땅은 남을 테니까요. 결론을 내립니다. "연금 든다 생각하고 부동산에 투자하자" 장기 투자를 생각하니 재개발이 떠올랐습니다. 뉴타운 몇 군데를 후보군에 놓고 고민하다 수색증산뉴타운을 가보기로 합니다. 수색역, DMC역 등 증산동과 수색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증산2구역 근처의 부동산을 들어가게 됩니다. 당시 증산2구역은 매물이 거의 없습니다. 몇 달 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서 투자자들이 엄청 들어왔던 것입니다. 여러 군데 부동산을 돌아다녀 보니 매물이 있긴 합니다. 매물이 적다 보니 지금 사지 않으면 바로 팔리다고 하니 불안합니다.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말이 실행이지 생각 없이 다급하게 계약을 합니다. 3.6억에 잡습니다. 소장님께서 대출도 알아봐 주십니다. 풀 레버리지를 일으킵니다. 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받습니다. 대출도 있는데 전세를 맞춥니다. 소장님이 대단합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가격이 거품의 정점이었던 것을 말이죠. 재개발 투자는 단계별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제가 투자한 빌라의 시세와 같이 연동해서 보겠습니다. 아파트 만큼은 없어도 빌라도 실거래 추적이 됩니다. 1. 정비구역 지정이 되면서 매가가 상승합니다. 기대감에 매가가 급상승하는 구간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2. 조합설립인가 전후까지 매가가 상승합니다. 이때를 주의해야 합니다. 정비구역 지정 때부터 계속 상승했기 때문에 어느덧 고점을 돌파하는 구간에 다다릅니다. 저는 그 고점에서 매수를 한 것이죠.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매가가 떨어집니다. 그 기간 좋지 않았던 부동산 시장 상황도 한몫했습니다. 3. 사업시행인가가 되면 재개발의 불확실성이 사라집니다. 매가가 오르기 시작하죠. 제가 매입 한 빌라는 이때가 최고의 타이밍이었습니다. 2.6억에 매입이 가능했죠. 제가 산 금액 보다 1억 싸네요. 투자 기간도 짧게 줄일 수 있습니다. 4. 감정평가 시기는 가장 안정적인 투자 시점입니다. 불확실성도 제거되었고 투자금액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매입한 3.6억짜리 빌라는 1.9억으로 감정되었습니다. 1.7억이 거품이었다는 것이죠. 그것도 7년 전에요. 돌려 말하면 7년 전에 1.7억의 P를 주고 샀다는 것이 됩니다. 감평 직후 형성된 P는 1억 수준이니 아직도 마이너스 투자네요. 5. 관리처분인가 단계까지 왔습니다. 절차가 거의 마무리되는 단계라 가격이 비쌉니다. 크게 수익을 거둘 수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새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입주 시점도 정확하게 예상이 가능합니다. 이쯤 되니 제가 매입한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됩니다. 9년 만에 본전입니다. 증산2구역은 2019년에 착공을 했고 지금은 DMC 센트럴 자이가 되었습니다. 계산이 복잡하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84타입을 6.8억에 매입한 것이 됩니다. 빌라 매입가 3.6억, 추가 분담금 3.2억을 더한 금액입니다. 21년 완공을 하고 17억원을 갔다가 지금은 15억원 수준이네요. 지금은 제 명의가 아닙니다. 분양권 상태에서 와이프에게 증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취득가액을 올리려는 방법이죠. 지금은 증여받은 후 10년 보유해야 하나, 21년에 세법이 바뀌기전에 증여를 했기때문에 26년에 매도가 가능합니다. 정리해 봅니다. 첫 번째, 목돈이 들어가는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다들 알면서 못 지키는 것이죠.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보유 기간 후반에야 가격이 올랐지만, 오랜 기간동안 기회비용을 날린 것도 좀 아쉽습니다. 두 번째, 소액 다건의 투자로 경험을 사라. 같은 돈이라면 철저하게 나눠서 여러 채를 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여러 건의 투자를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향후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세 번째, 증여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재개발, 재건축은 시세차익이 크기 때문에 증여를 통한 절세 방안도 적용하면 좋습니다. 보유한지 15년이 넘었습니다. 든든한 동생같은 물건입니다. * 몇 년전 작성한 블로그 글을 현 시점으로 업데이트한 버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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