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들 하시는 질문이죠. "금리도 오르고 경기 전망도 안 좋은데, 왜 집값은 안 빠질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정부가 떨어지지 않게 붙들고 있어서입니다. 사실 자산이라는 건 오르면 내리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예전에도 집값이 길게 눌려 있었던 시기가 있었죠.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한참을 기어다녔습니다. 그 시절엔 "빚내서 집 사라"는 말이 정부 입에서 나올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전세대출 보증이라는 특이한 제도가 집값을 버티게 하고 있고, 여기에 정책자금도 꾸준히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집값이 떨어질 여지가 줄어드는 구조가 된 거죠. 2022년 말, 한 번 시장이 흔들렸을 때 기억하시나요? 그때도 정부에서 바로 반응했습니다. 결국 하락세가 진정됐고, 다시 반등이 시작됐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급락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집값이 빠지면 가계부채에 건설사에 금융사까지 줄줄이 터지고, 정치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되니까요. 그래서 이상적인 그림은 급등도 급락도 아닌 살짝살짝 오르는 ‘약상승’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위적인 부양이 과연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미국 시장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무제한 양적완화로 주식이 계속 오르다가 정책 방향이 흔들리니 바로 조정이 왔죠. 부동산도 똑같습니다. 지금은 '믿음'으로 버티고 있는 시장입니다. 서울은 안 떨어진다는 믿음. 강남은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 하지만 그런 믿음은 한 번 깨지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생각해봐야 할 건 지금 집값 상승이 실질 상승이냐는 점입니다. 명목 가격은 오르지만, 화폐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체감상 오르는 느낌이 덜하죠. 예전엔 짜장면이 4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9천 원 넘는 것처럼, 그저 숫자만 커지는 거죠. 심지어 강남도 예외가 아닙니다. 2023년 초에 도곡동 아파트가 30억에서 20억 중반대로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강남은 절대 안 떨어진다"는 말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죠. 요약하자면 지금 시장은 정부의 정책, 심리적 믿음,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면서 유지되고 있는 구조입니다.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믿음이라는 건 깨지는 순간부터 무섭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