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의 미국은 가상의 공산주의 첩보세력을 규정하여 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의 직업을 뺏거나 투옥하는 광기로 들끓었다. 메카시즘이다. 중세의 부패한 교회는 무수히 많은 죄 없는 여인들을 악마로 몰아 잔인한 방법으로 죽였다. 그 유명한 마녀사냥이다. 병든 권력은 이런 식으로 갈등과 적대감을 조장해서 소진되어 가는 권력의 에너지를 보충한다. ‘악마’를 등장시켜 자신들의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분노를 분산시킨다. 마땅한 상대가 없을 경우엔 가상의 집단을 만들어서라도 그렇게 한다. 그래서 히틀러는 유대인을 죽였고 북한은 반동분자를 죽였으며 해방 후 남한 정권은 빨갱이를 죽였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에서는 다주택자를 죽였다. 주택가격 폭등으로 인한 정권의 위기를 수습하려고 다주택자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더니 세금이라는 칼로 찌르고 베어 죽여서 중하층 계급의 기분을 달랬다. 사실 살인적 세금을 피하지 못한 다주택자의 다수는 평생 부동산 매매 몇 번 해보지 않은 소시민들이다. 정권에서도 이걸 모르지 않는다. 누군가 집값을 올렸다면 오히려 여러 채의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에 거대한 한 채의 주택을 지었거나 화려한 상업용 건물을 지었거나 또는 똘똘한 한채로 초현실적이라 할 고가주택 양도세 공제의 혜택을 알뜰히 챙겨온 상위의 자산가들일 것이다. 정권은 이것도 잘 안다. 하지만 상위의 자산가들은 정권 핵심부의 권력자 그들 자신이거나, 그들과 가까운 계층이거나, 적대시하기엔 강하고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래서 정권은 무고하지만 만만한 가상의 적을 만들었다. 다주택자라는 가상의 적이다. 많은 다주택자들은 힘도 없거니와 그 수도 많지 않아서 갈라치기에 제격이다. 세법을 모르고 세련된 투기방법을 몰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부족해서 화려한 상가전용 건물이나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 대신 허름한 상가주택, 다세대 건물 따위를 겨우 장만한 생계형 다주택자들은 적이 되었다. 누군가 거주할 주택을 공급해 놓고도 집값을 상승시킨 죄인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다주택자는 마녀이고 유대인이며 반동분자이자 빨갱이다. 종부세와 양도세는 마녀사냥이고 메카시즘이며 나찌즘이고 반동숙청이다. 다수를 선동할 수 있다면 피눈물 나게 억울한 사람이 생겨도 상관없다는 전체주의적 프로파간다의 광기는 치유되어야 한다. 이재명은 다를 것 같은가? 이재명은 사기대출로 강남아파트에 영끌한 양문석을 대놓고 공천해 준 작자다. 대장동 사건 등 개발비리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집값 잡을 종자가 아니란건 어제 발표된 대책으로 더 확실해졌다. 그러니 걱정말고 계속들 똘똘한 한 채에 몰빵 하시라. 머지 않아 강남 아파트는 평당 10억을 가뿐히 넘기게 될거다. Ps., 다주택자 규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상가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의 건축물을 짓거나 매입하여 저가의 주택을 공급했으면서도 정치적 목적에 의해 살인적이라 할 정도의 세제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생계형 다주택자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서민형 주택의 고마운 공급자인 상가주택과 다세대 주택의 영세 건물주까지 모두 다주택자로 몰아서 지방 거주자와 무주택 서민들의 분노를 배설시키는 갈라치기 패악질을 알리고 싶었다. 모든 다주택자가 생계형 다주택자는 아니다. 진정한 해악을 끼치는 다주택자가 있다. 아파트나 고급빌라를 두채 이상 소유하거나 싸구려 소형 빌라라 할지라도 건축이나 건물전체 매입이 아닌 호별 매입을 통해 두채 이상 가지고 있는 이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집값을 끌어올린 것이 맞다. 투기한 것이 맞다. 죄인이자 적으로 규정되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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