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공정한 분배와 주택가격의 안정은 역대 모든 정부가 공통적으로 내세워 온 가치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금을 적게 내도 되는 소득은 집을 사고 팔면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이다. 대한민국 세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직 주택에 대해서만 장기보유공제를 자그마치 80%까지 무제한으로 적용해 준다. 집 팔아서 벌어들인 차익이 백억이건 천억이건 그 이상이건 그 차익의 80%는 없는 걸로 해준다. 주택 외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장기보유공제가 최대 30%까지만 적용된다. 하지만 유독 주택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는 1주택 요건을 충족하면 그게 얼마든 80%까지 없는 걸로 해주는 거다. 이마저도 매도가액 중 12억 미만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을 비과세 처리해 준다. (정확히는 매도가액 중 12억 초과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공제액도 감소시킨다) 집값 잡겠다는 정부와 국회에서 이 자기모순적 규정을 모르는 척 방치해왔다는걸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구체적 사례로 이 규정의 위력을 살펴보자. 어느 금수저가 10년전 부모찬스로 장만한 아파트를 지금 시세 20억원에 팔면 세금은 1,200만원 정도가 된다. 실효세율이 1.2%다. (2억에 구입한 집을 12억에 팔아서 차익이 10억이 될 경우엔 세금이 아예 없다. 0%다. 12억 미만 비과세 규정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30년 전쯤에 구입한 주택에서 종종 발생한다) 대한민국은 초등생이 저축한 코묻은 돈에 붙은이자 천원에도 세금 14%를 에누리없이 원천징수 해버리는 나라다. 소액부징수 규정도 사라져서 천원미만의 이자에도 악착같이 세금을 떼간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집팔아서 번 돈 10억에는 1.2%의 세금만 뗄 수 있는 거다. 겉으로는 집값 안정화를 부르짖으면서 말이다. (참고로 이자소득이 이천만원을 넘어갈 경우 아예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종합소득에 포함시켜 버린다) 만약 식당을 열기 위해 10년전 10억원에 장만한 상가를 20억원에 판다면 이때의 세금은 3억원 정도가 된다. 앞의 금수저 사례와 보유기간과 차익이 동일하지만 실효세율은 25배인 30% 정도다. 상가는 일해서 돈벌겠다고 투자한 생산재다. 이런 상가가 누리겠다고 구입한 사치재인 고가주택보다 월등히 불리한 취급을 받고 있다. (생산을 소비보다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세법의 근본정신이다. 예컨대, 생산 관련 지출에 대해서는 부가세가 환급되지만 소비관련 지출에 대해서는 환급되지 않는다) (사실 상가 가격은 지난 10년간 거의 제자리다. 어마어마한 양도세 혜택 차이 때문에 돈이 상가 같은 비주택 부동산에서 서울의 고급주택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단지 비교의 편의를 위해 상가도 두배가 올랐다고 가정했다) 더 열받는 예를 들어본다. 어떤 우아한 사모님이 8년전 분양받은 성수동 아파트 가격이 30억에서 180억으로 150억 상승했다. 이 사모님이 보유기간 10년을 채우는 2년 후에 이 아파트를 팔면 차익의 8%정도만 세금으로 내면 된다. 이런 초현실적인 차익에 대해서도 초등생 이자 천원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떼는 거다. 언론에까지 보도된 어느 연예인의 실제 사례다. 150억을 벌어도 8%의 세금만 내면 되는 소득은 대한민국에서 고가주택의 양도소득이 유일하다. 어쩌면 세계유일일 수도 있을듯 싶다. 다른 소득에 대해선 가혹하게도 세금을 뜯어가는 나라에서 집값 올라서 번 돈만큼은 80%를 없는 걸로 해준 결과다. 여기에다 매도가액 중 12억 미만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은 비과세 처리까지 해준 결과다. 이게 집값 잡겠다는 나라의 규정인가? 백성들 가죽 베껴먹던 구한말 고스톱 규칙인가? 단언컨대, 끊임없는 집값상승과 양극화의 진짜 원인은 고가주택에 초현실적인 양도세 혜택을 주는 바로 이 장기보유특별공제 규정이다. 부의 공정한 분배와 주택가격의 안정이라는 국가적 가치에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이 황당한 세법 규정은 토끼 몰 듯 돈을 몰아 붙여서 비싼 집은 더 비싸게 싼집은 더 싸게 만들어 왔다. 이과정에서 지방과 변두리 주택의 상대적 가격이 폭락하면서 또 다른 가치인 지역간 균형 발전도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고가주택 보유자에 우주 최강의 혜택을 주는 이 규정은 진보, 보수를 불문한 정치권과 정부의 작품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그 어떤 집값 폭등기에도 개돼지들이 이 조항의 위력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언론을 단속해 왔고 이 조항을 필사적으로 지켜왔다. 이번 불장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집값 못잡는 척 발연기로 상황을 얼버무릴 것이다. 그들과 그들의 집안, 그들의 최대 돈줄인 토건업계가 집값 상승 그리고 양극화의 수혜계층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계산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이네 공급부족이네 이런거 다 개돼지 헷갈리게 만들려고 지어낸 개소리다. 고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유지되는 한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끊임없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 IMF할아버지가 와도 그럴 수 밖에 없다. 아파트와 그 외 부동산 사이에 존재하는 가격왜곡도 심화될 것이다. 개념없이 퐁락거리는 개돼지들이 법조항과 숫자에 약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고안된 이 악마적인 조항은 아무런 저항에 부딪히지 않고 잘 운영되어 왔다. 개돼지들이 법조문과 숫자를 해석할 수 있었다면, 그 숨은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폭동이 일어나도 몇번은 일어났겠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지능은 유전적 상수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다를 것 같은가? 이재명이 이거 모르고 있을것 같은가? 이재명은 더하면 더했지 덜할 위인이 절대로 아니다. 이재명은 사기대출로 강남아파트에 영끌한 양문석 같은 인간을 대놓고 공천해 준 바 있고 대장동 사건 등 개발비리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걱정말고 계속들 똘똘한 한 채에 몰빵 하시라. 머지 않아 강남 아파트는 평당 10억을 가뿐히 넘기게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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