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31867779세상엔 참 묘한 정의감이 있다. 집값이 떨어져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집값은 내려야 정의롭고 정부는 그 정의를 막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정의는 경제학이 아니라 종교에 가깝다. 그들은 시장을 신의 심판처럼 다룬다. 탐욕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빚으로 집 산 자들은 벌받아야 한다. 그럴듯하다. 다만 문제는 그 벌이 돌아오는 순서다. 먼저 맞는 건 서민이고 마지막까지 버티는 건 자본이다. 경제란 인간의 감정이 아닌 현금 흐름의 생태계다. 그 생태계를 무너뜨려야 정의가 선다고 주장하는 건 수술로 암세포를 도려내겠다고 하면서 피를 전부 빼버리는 격이다. 그들은 말한다. 집값이 반토막 나야 정상이다. 좋다. 상상해보자. 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그건 정상화가 아니라 붕괴다. 이자 폭등 환율 급등 기업 도산 실업률 급증 은행 부실화 건설사 파산 그 다음에야 비로소 집값이 30% 떨어진다. 그때 그대는 과연 집을 살 돈이 있을까? 그때는 직장이 남아 있을까? 폭락론자들의 말 속엔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집값은 폭탄 돌리기다. 그런데 정작 그들은 그 폭탄이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터지면 그 잿더미 속에서 주워 담겠단다. 그것이 정의의 실현이라 믿는다. 아름답다. 그러나 잔혹하다. 그건 정의가 아니라 경제적 자해다. 시장은 신념이 아니라 유동성으로 움직인다. 그 단순한 사실 하나를 모르는 이들이 늘 예언자를 자처한다. 그들의 예측이 번번이 틀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시장엔 옳고 그름이 없고 오로지 흐름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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