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23898986부동산의 세계에서 모든 것은 두 단어로 요약된다. 소유권과 사용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용권을 잡고 있으면서도 소유한 듯 착각한다. 전세금이라는 거대한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겨두고 스스로를 안정된 거주자로 안도하는 것이다. 사실상 그 돈은 임대인의 자본 증식기를 돌리는 연료다. 임차인은 살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남의 부를 충실히 지탱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근로소득으로 집을 마련하겠다는 결심은 언제나 숭고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숭고함은 현실의 냉혹함 앞에서 무력하다. 월급으로 쌓아올린 저축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속도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한다. 사다리를 오르려면 사용권이 아니라 소유권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세 제도가 한때 무주택자에게 부의 사다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시점에 따라 전략은 달라진다. 무자본 상태라면 저렴한 전세에 기대어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출 이자는 종종 월세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시드머니가 쌓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때는 오히려 월세로 전환해야 한다. 보증금을 최소화하고 남은 자본을 투자에 돌려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월세는 근로소득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소득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 순간 월세는 지출이 아니라 지렛대가 된다. 누군가는 수배로 급등한 집을 팔아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다. 집팔아 할 수 있는 사업은 자영업이며 시장은 말그대로 정글이다. 정글속에 살아남지 못하면 망하는것이다. 팔았던 집은 싸이클을 타고 수직 상승했다. 자본소득을 근로소득으로 바꾼 결과는 교과서적인 패배였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전세를 단순히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활용할 것인가? 사용은 남의 부를 떠받치는 일이고 활용은 나만의 사다리를 세우는 일이다. 사다리는 늘 거기 있다. 오를것인지 받쳐줄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리드미컬하게 그러나 잔혹하게 격차라는 이름으로 울려 퍼질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