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jongtac21/224023001568한국 사회의 부동산 담론은 기묘하다. 가격이 오르면 정부의 실패 떨어지면 정부의 성공으로 치부한다. 이 단순한 도식이 굳건하다. 경제가 아니라 도덕 재판이다. 부동산은 늘 피고석에 앉아 있다. 그리고 그 법정은 한국에서만 존재한다. 가격은 살아 있는 생명체다. 정상은 멈춤이 아니다. 완만한 상승이 정상이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통화와 도시화 그리고 인구 구조와 자본 축적 같은 구조적 힘의 귀결이다. 정부의 명령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자연스러운 운동을 잡아야 한다는 말로 바꿔버린다. 잡는다는 표현은 통제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하락이라는 목표를 설정한다. 대중은 환호한다. 그러나 그 주문은 경제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정부가 진짜 해야 하는 일은 따로 있다. 가격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상승의 과속을 제동하거나 불씨가 꺼질 때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다.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하락만이 정의가 되고 상승은 곧 범죄가 되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정책은 지난 반세기 실패의 연속이고 유럽의 도시들도 줄곧 무능했을 뿐이다. 잠시 하락할 때만 기적처럼 성공을 거둔 셈이다.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논리인가? 집값을 잡는다는 발상은 언어의 장난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장난은 이미 국가적 집단심리를 규정해버렸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시장을 다루고 있는가 아니면 신기루와 싸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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