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추석날이다. 추석은 음력 기준(음력 8월 15일)이다보니 매년 양력 날짜는 달라진다. 추석 연휴는 양력으로 9월인 경우가 더 많지만 10월 초에 포진하게 되면, 개천절과 한글날 그리고 대체공휴일까지 더해져 올해처럼 길다란 황금 연휴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렇듯, 일정한 패턴으로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계절성(seasonality)조차도 음력(lunar, asian)과 양력(solar,western)의 차이, 개천절과 한글날 그리고 대체공휴일과 같은 외부 요인들로 매년 돌아오는 추석 연휴의 시작과 끝은 달라진다. 자산 시장의 흐름은 이보다 더 하다. 추세(trend), 계절성(seasonality) 그리고 주기(cycle)에 대해서만해도 각자마다의 견해가 다를 뿐더러, 같은 주식 시장임에도 미장과 국장간의 시차와 상관계수 더 나아가 커플링 / 디커플링 여부까지 매번 비정형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학계 혹은 현업에 종사하는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자산 시장 상승장의 시작과 끝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필연적인 한계에 가깝다.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추석을 지내고서 나머지 절반의 가을을 마저 보내면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자산시장에서의 겨울은 침체기를 뜻한다는걸 생각하면, 가을은 침체기 전의 마지막 상승장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서울 부동산 대세 상승장도 결국 언젠가는 겨울을 마주할 것이다. 늘상 말해오고 있지만,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는 시장이야말로 건강한 시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세 상승장의 한가운데에서는 거의 모든 투자자들은 상승‘만’을 바라본다. 바꿔 말하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끝없는 상승‘만’을 바라보기때문에 지금과 같은 대세 상승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늘 추석이길 바라는 늘 상승장이길 바라는 투자자들의 바람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달도 차면 기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운 달은 또 다시 차오르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의 추석을 한국식 추수감사절(Korean Thanksgiving Day)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추수를 끝낸 것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의 미국의 추수감사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한국의 추석은 본격적인 가을 추수를 하기 전, 미리 곡식을 조금 거두고서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다. (서구권에 비해)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 인색하다는 한국인의 특성과는 다르게, 중요한 추수를 앞두고서는 미리부터 감사함을 표현해온 선조의 의외의 모습이 신선했다. 분할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부동산과는 다르게, 주식과 코인은 분할 매매가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본격적인 가을 추수를 앞두고 미리 곡식을 조금 거두고서 풍년을 기원하는 선조의 지혜를 빌려, 본격적인 자산 시장의 대 상승장을 앞두고서 각자마다 기보유중인 주식과 코인을 조금씩은 분할 매도에 나서는 것도 한번 쯤은 생각해봐도 좋을 듯 하다. 실제로 필자도, 기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은 9월 22일부터 분할 매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보유중인 BTC 중심의 코인 포트폴리오도 분할 매도 시작 타이밍을 차분히 재고 있다. (일정 수의 BTC만큼은, 장기 홀딩할지 고민중이다) 대세 상승장의 중반부를 지나가면, 이른바 하급지 부동산이더라도 매수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목소리에 나름의 근거와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하의 부동산은 추천하지 않았던 기존의 관점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 지지난 정권의 대세 상승장 이후의 폭락장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충분한 회복 탄력성을 입증하지 못한 이른바 악성 부동산들은 숨길 수 없는 ‘낙인(stigma)’이 실거래 내역으로 새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대세 상승장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악성 부동산들조차도 기어이 상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 수 밖에 없으며 악성 부동산들은 이후에 맞이할 하락장에 다시금 충분한 회복 탄력성을 입증하지 못할 개연성이 높다. 앞서 말했듯이, 부동산은 (사실상) 분할 매수가 불가능하다. 부족한 시드로, 혹은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는 이유로 지금 시점에서도 무주택 포지션에 놓인 분에게는 악성 부동산만이 유일한 선택지라는 코너에 몰려있다. 하지만, 이는 그렇지 않다. 미장 지수 추종 ETF(ex. SPY, VOO 등)는 서울 중급지 이상의 상승률을 역사적으로 입증해왔다. 물론, 미장도 역사적 고점 구간에 진입해있다. 따라서, 몰빵 매수가 아닌 적립식 분할 매수를 차분히 실행하면 된다. 자산 시장의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하급지 부동산이 오르더라도 역사적으로 미장 지수는 그 이상으로 올랐다. 하급지 부동산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면, 차라리 월세로 무주택 포지션을 유지하며 남은 시드를 적립식 분할 매수 방식으로 미장 지수 추종 ETF에 진입하자. 물론, 무주택 포지션은 외롭고 힘들다. 하지만, 위대한 미국인들의 401(k) 퇴직연금계좌를 근간으로하는 미장 지수 추종 ETF는 개인 투자자를 결코 외롭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지지난 정권의 고점에서 탈출하지 못한 실패자들의 열등한 유혹에 넘어가지말자. 물론, 중급지 이상을 매수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투자자는 지난 날을 통렬하게 복기하고 반성하자. 지난 8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 내역이 등재되는 날마다 총 29편의 실거래 해석을 연재했다. 단 하루도 빼먹지 않기로 그 누구와도 약속하진 않았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이었고 사실상 의제의무와도 같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감기에 걸렸다. 알고보니 코로나였다. 이틀 간 지독한 몸살에 힘겨워했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야할 연휴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었다. 하지만, 마침 국토교통부 실거래 내역이 등재되지 않는 연휴 기간 동안에 코로나에 걸린 것은 차라리 다행인 것이었다. 연휴 기간이 아닐때 코로나에 걸렸더라면, 하마터면 날마다 실거래 해석을 연재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 깨질뻔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깨지게 될 약속이겠지만, 이렇게 한번은 지켜냈다. 연휴 기간동안 집 근처에 문을 연 병원이 없어, 365일 진료하는 압구정3구역에 위치한 ‘보통의 의원’에 방문했다. 무사히 진료를 마치고 약을 챙겨 밖을 나오니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카카오택시를 부르고 잠깐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도중에 건물 1층 초록마을 사장님(?)이 말을 건내셨다. 예상하지 못한 호의에 괜찮다는 말만 전하고 감사하다는 말은 미처 덧붙이지 못하고서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듯, 감사할 일이 너무나도 많은 일상이다. 이전 해석 보기: https://m.blog.naver.com/sevenbucks/224030648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