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비는 어떻게 움직이라고치솟는 유가에 공사비 폭탄 우려 김민호 기자 입력2026.03.08. 오후 2:31수정2026.03.08. 오후 2:54 기사원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유가 상승에 공사비 물가 급등 장기적으로 착공 감소도 문제 국제 유가가 전 세계 원유 물동량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의 여파로 급등하고 있는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란 전쟁이 건설업계에도 그늘을 드리웠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자재비 등 공사비가 치솟을 전망이다. 자칫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처럼 공사를 중단하는 사업장이 나타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6일 기준 4월 인도분 원유(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2.67% 오른 배럴당 91.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의 주간 상승폭이 1983년 이후 가장 높다. 최악의 경우, 2022년 3월처럼 국제 유가가 12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가가 오르면 공사비가 늘 수밖에 없다. 장비 운영비는 물론, 원자재 운송비와 자재 생산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장 필수 자재인 레미콘, 아스콘, 아스팔트 수급이 불안정해진다는 뜻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당시 원유·유연탄 가격 상승에 따라 건축물과 토목시설 공사비가 각각 1.5%, 3% 오른다고 전망한 바 있다. 건설사 영업이익률이 통상 2.5~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 못 할 손해다.
게다가 공사비는 이미 '고공비행'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상승률이 30%에 달한다. 1조 원대 공사비 증액으로 유명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태가 2022년 하반기에 벌어졌는데 그때보다 공사비가 더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9월 100.64에서 꾸준히 상승, 2022년 2월 120을 넘었다. 2024년 2월에는 130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12월 132.75를 기록했다.
건설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당장 고유가에 따른 국내 주택·부동산 경기 침체가 문제다. 발주처들이 착공을 미루거나 신규 건설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산유국 건설 투자 증가도 전쟁 중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건설업계 해외 사업지가 최근 2년 사이 유럽, 북미 등으로 확장됐으나 중동은 지난해 기준 여전히 전체 수주액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지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