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사라진 서울전세 작년대비 40% '뚝' 박재영 기자 입력2026.03.03. 오후 5:58수정2026.03.03. 오후 7:18 기사원문
지난주 전세지수 170 돌파 매물줄어 5년만에 최고치 연초 2.3만건 1.7만건 매매 물량은 갈수록 쌓여가
봄 이사철이 도래한 가운데 서울 임대차 시장의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며 강남 핵심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은 증가하지만 전세 물건은 연일 감소하는 중이다.
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2월 23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170.3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나타내는 지표로 1~200 사이 숫자로 표현한다. 기준값인 100보다 낮으면 공급이 충분하다는 뜻이지만, 100을 넘어서면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4.6%가 '공급 부족'이라고 답변한 반면 '공급 충분' 답변은 4.3%에 그쳤다.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170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30일 이후 약 4년7개월 만이다.
실제 전세 물건은 최근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이날 기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7605건으로 1년 전 같은 날 대비 38.8% 줄어들었다. 이는 2021년 1월 5일 이후 5년2개월 만의 최저치다. 연초 2만3000여 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달 중순 2만건대로 떨어졌고, 지난 2일에는 1만7000건대로 진입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밀집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이 사라지는 추세다. 지난달 같은 날 대비 노원구 전세 물건은 46.4% 줄어들며 서울에서 가장 빠른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도봉구(-45%)와 강북구(-41.6%), 금천구(-37%)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도봉구의 2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건을 중개하는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단지 절반이 30평대 타입인데 전세 매물은 지금 하나도 없다"며 "이렇게까지 전세 매물이 없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평균 전셋값도 오르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평균 전세 거래금액은 6억3321만원으로 전년 동기(5억7696만원) 대비 9.7% 올랐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2월 전세 거래 평균값 역시 이날 기준 5억954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높게 집계됐다.
이러한 전세 물건 감소 현상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에 따라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전셋값이 오르자 기존 세입자들이 갱신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늘었다. 여기에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되면서 집주인도 임대보다는 처분 쪽으로 선택하고 있다. 또 정부는 등록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감면 혜택 제한에 이어 대출 연장 제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재영 기자]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